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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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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5-02-13 11:22 조회6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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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땡”
윤정화의 심리칼럼(2015. 2. 9)


윤정화의남편이 목소리를 크게하며 아내에게 소리친다. 아내는 남편이 목소리가 커질 때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대로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다. 마치 마네킹이 된 듯 표정도 없고 감정도 없는 듯 아내에게는 시간이 멈추어 얼음땡이 돼버린다.

마치 아내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부부싸움을 할 때 얼음땡이 돼 그 자리에 서서 고스란히 부모님의 전쟁 같은 부부싸움의 잔해가 돼 먼지를 덮어쓴 채 서 있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하다. 아내는 지금 바로 소리치는 남편 앞에 서 있는 이 순간이 바로 어린 시절의 소리치는 아버지 앞에 서 있는 그 순간의 시간여행을 가 버린 듯 하다.

아내의 어린 시절, 아버지는 어머니를 향해 소리를 치며 무시하면서 가정 분위기를 전쟁터로 만들었다. 그럴 때마다 어린 딸은 아버지가 무섭고 공포스러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무섭다고 소리 내어 울고 싶지만 시끄럽다고 아버지가 화낼까봐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옴짝달싹하지 않고 얼음땡아 돼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아내는 남편이 소리치며 화를 낼 때면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무서움에 벌벌 떨다가 조용히 다른 방에 들어가 혼자 흐느적거리며 울 때가 많다. 그것도 아무도 들리지 않게 아주 조용히 흐느적거리며 운다. 그러면서 혼잣말을 한다. ‘무서워요. 누가 나 좀 안아주세요.’

아내는 이럴 때 마다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소리칠 때 나는 무서워요. 내가 무서울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나를 안심시키면서 안아주는 것이에요. 그것은 바로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가장 받고 싶었던 것이었어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소리칠 때 ‘미안하다’면서 아버지가 딸인 나를 안심시키면서 안아주는 것이었어요.’이다.

그래서 아내는 남편인 당신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당신으로부터 가장 받고 싶은 것은 나에게 소리치지 않고 나를 안아주는 것이에요.’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 말조차도 아버지에게 하지 못하듯 소리치는 남편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하고 그냥 조용히 한다. 그러한 자신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이제는 아내가 자신이 살아온 익숙한 삶의 패턴에서 조율이 필요하다. 그것은 얼음땡이 돼 버리는 무의식적인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아내는 의식적으로 자신의 익숙한 패턴에서 사용해 보지 않았던 패턴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얼음땡처럼 행동하는 순간의 바로 전으로 되돌아가서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본다.

즉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무서웠던 그 순간에 아버지로부터 받고 싶었던 것을 남편에게 요청을 하는 것이다. 즉 ‘여보! 당신이 소리치면 무서워요. 나에게 소리치지 말고 말해주세요.’ 또는 ‘당신이 소리치는 것은 나를 무섭게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야. 당신은 내 아버지가 아니니까. 당신은 단순히 목소리가 클 뿐이야.’등 아내 자신 속에서 익숙하게 움직여오던 무의식의 패턴에서 자신의 의지에 힘을 주는 의식적이고 긍정적인 반응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들을 찾아 남편을 향해 연습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오랫동안 이끌려 오던 무의식의 노예에서 의식적으로 자신을 해방시키는 작업이 된다.

무의식을 의식화하지 않으면, 무의식이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데, 우리는 바로 이것을 두고 ‘운명’이라고 부른다. - 칼 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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