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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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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4-12-25 18:58 조회7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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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주는 마음
윤정화의 심리칼럼(2014. 12. 22)

아내가 화가 났다. 또 처갓집으로 달려갔다.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고 소주 한 병을 사왔다. 맛이 쓰다. 혼자 마시는 소주 맛이 이토록 쓰다니.

결혼 후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아내는 남편인 나와는 대화가 안 된다며 처갓집으로 달려가서 며칠 후 돌아오곤 한지가 벌써 10년이 됐다. 나는 아내와 대화하다가 화나면 폭언과 폭력으로 마무리했다.

부부싸움 후 아내가 처갓집으로 가고나면 허전한 마음을 가눌 길 없어 심한 방황을 하게 됐다. 아내가 빨리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이틀이 되지 않아 나는 아내에게 전화해 내가 잘못했다며 사과하면 아내는 집으로 들어왔다.

나는 아내와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설명하고 또 가르치려하고 비난했다. 그리고 나는 아내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설명해보라고 다그치고 그럴 때마다 아내는 말문을 닫아버렸다. 그러면 나는 더욱 아내에게 소리치고 다그쳤다. 입 다문 아내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더욱 화가나 폭언과 폭력으로 이어졌다.

나는 내가 하는 말에 대꾸를 하지 않으며 무시당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 그리고 화를 조절하지 못하면 폭언과 폭력으로 이어진다. 이 모습은 내 어린 시절 아버지의 모습과 똑 같다. 아버지는 화가 나면 늘 어머니께 폭언과 폭력을 했다. 그럴 때면 나는 방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울었다. 그리고 아버지같이 되지 말아야지 하며 다짐을 했다.

어머니의 멍든 얼굴을 보면서 아버지를 미워했고 어머니를 불쌍히 여겼다. 나중에 내가 성공하면 어머니께 잘 해 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멀리 도망가고자 고등학교 졸업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20살이 되면서 집에서 나와 혼자 자취하면서 회사에 다녔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성을 만나 결혼을 했다.

나는 결혼하면서 아내가 불쌍한 어머니를 위해주기를 바랬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이 됐다. 아내는 시어머니께 지나치게 잘해주기를 바라는 남편이 싫다고 이혼하자고 했다. 나는 이제라도 어머니를 위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아내에게 요구를 했을 뿐이다. 하지만 아내는 시어머니도 남편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주 만나고자 자신을 힘들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내는 나와 결혼을 한 것이지 어머니께 지나치게 강요하는 효를 감당하기 위해 결혼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무의식적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기쁘게 하기 위해 아내의 마음을 보지 못했던 것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향한 불쌍한 마음을 안고 살아온 아들은 어머니에게 아버지대신 보상해주고자 한 심리를 그대로 안고 결혼을 한 것이다. 이는 어린 시절의 아들로 머물러 있는 것이며, 자신의 미해결과제를 아내로 해금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어린 아들의 모습 즉 미성숙한 어린이의 상태로 결혼한 것이다.

건강한 부모자녀관계는 어느 누구를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의 필요를 채우는 것은 아니다. 서로의 미해결과제는 서로가 해결해야 한다. 이에 자신의 아내는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어머니께 효를 하도록 남편은 아내를 기다려 주어야 한다. 결코 강요하는 효는 성숙한 성인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남편이 아내에 대하는 힘은 아버지와 같은 또는 친구와 같은 힘이어야 한다.
권위를 배경으로 한 폭군적인 힘이어서는 안 된다. - 제레미 테일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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