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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과거로의 결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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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4-09-03 23:38 조회6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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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과거로의 결혼생활
윤정화의 심리칼럼(2014. 9. 1)

아내는 나에게 늘 비난의 화살을 보낸다. 내가 부모형제 그리고 친구 때문에 아내와 딸은 보이지 않는 바보란다. 결혼생활 5년이 되었는데 아내는 나 때문에 우울증에 걸렸다며 병원을 다니고 딸은 언어발달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늦다. 나는 아내와 싸울 때 마다 아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집에 시집을 왔으니까 우리부모님과 형제 그리고 친구들에게 내가 더 잘해주면 그들도 아내한테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여, 결혼 후 결혼 전 나와 관련된 사람들에게 잘해 주었을 뿐인데 아내는 그것이 많이 힘들어 나와 살기 싫다한다.

이상한 일이다. 아내를 위하여 했던 나의 모든 수고와 노력은 오히려 아내를 힘들게 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결혼하기 이전에 살아왔던 경험은 우리부모님도 그렇게 살아오셨다. 할아버지 할머니께 잘 주해주기를 바라는 아버지를 보면서 성장하였고 그러한 부모님은 또 우리 부부가 당신들에게 잘 해주면 효자 효부라고 하신다. 그런데 아내는 내가 왜 문제라는 것인지, 왜 나로 인하여 우울증이 걸렸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직장에서도 동료들에게 맞추어주며 사는 편이다. 동료들이 힘들면 내가 먼저 희생하여 야근을 해 주기도 한다.
 
이러한 것이 사회생활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나는 우선으로 친구의 부름에 뛰어나간다. 이것은 인간관계에서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당연히 누군가가 나를 찾을 때는 그냥 나간다.

요즘 가끔 우울하다. 그토록 많은 인간관계를 하면서 부모님과 동료 친구들한테 헌신적으로 뛰어다녔는데 공허하기도 하고 내 자신이 텅 빈 것 같아 우울하다. 가정에서는 아내가 나 때문에 외롭다고 날카로워져 있고 딸아이는 아빠의 존재를 투명인간으로 보는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힘들게 그리고 바쁘게 헌신했던 대상자들은 내게 관심이 없다. 오히려 내게 무엇인가를 더욱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내는 그들과 담을 쌓아가기 때문에 내가 아내를 더욱 괴롭히면서 살아온 것 같다.

남편은 가정이라는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자신만의 독립적인 가정보다는 결혼하기 전 자신이 살아온 공동체로 아내를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 또한 결혼하기 전의 익숙한 삶에서 독립하지 못한 채 하나의 새로운 가정에서 남편과 아빠로서의 삶을 형성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이렇다보니 아내와 딸에게는 타인으로서의 가장이었고 자신 또한 자신만의 가정이 아닌 결혼 전 익숙했던 부모님과 동료 친구들에게 맞추는 일방적인 가정생활을 하였다.

결혼은 성인으로서 자신이 책임져야할 새로운 가정이며 하나의 독특하고 독립적인 세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자신이 꿈꾸는 아름다운 세계를 부부가 함께 시작하는 경이로운 공동체이다. 이전에 경험한 자신의 익숙한 세계로 배우자를 이끌든가 내 자신이 과거에서 독립하지 못한다면 미성숙한 성인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선택한 배우자와 더불어 웃고 울며 정서적, 물리적 에너지를 우선으로 할애했을 때 부부가 경험하는 새로운 삶의 기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울과 공허도 배우자로부터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너무 많이 뒤돌아보는 자는 크게 이루지 못한다. - 쉴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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