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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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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4-08-20 18:17 조회7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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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그림자
윤정화의 심리칼럼(2014. 8. 18)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은 남자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택배 아저씨 목소리만 들려도 방안으로 숨는다. 엄마는 딸이 유별나게 남자를 가리는 아이인줄로만 알았는데 며칠 전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딸이 남자아이와 좋지 못한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남자아이가 딸의 가방을 들어주겠다고 했는데 딸이 자지러지게 놀라면서 남자아이를 심하게 때려서 다쳤다는 것이다.

엄마는 학교로 달려갔고 남자아이 부모님께 미안한마음과 물질적 보상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딸이 왜 그토록 남자아이를 때렸는지 물었지만 대답이 없었다. 이후 딸은 더욱 말이 없어졌고 학교 가는 것도 싫다고 하였다. 며칠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서 딸을 살펴본 엄마는 막막함 뿐이었다. 딸은 무표정하면서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집에서는 TV보며 깔깔대며 웃기까지 하였다.

저녁에 새 아빠가 퇴근해 집으로 돌아오면 그때 딸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늘 있었던 일이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은 엄마의 마음이 요동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딸이 방금전 TV를 보면서 깔깔대며 웃던 모습은 사라지고 무표정하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딸의 모습을 본 것이다.

그러고 보면 몇 년 전 이상한 일이 있었는데 엄마가 무심히 지나친 것이 있었다. 전남편과 이혼 후 지금의 남편과 재혼하기 전 딸과 엄마가 둘이 살 때 딸의 행동이 이상했었다. 딸이 목욕을 할 때 지나치게 자신의 밑을 긁으며 짜증을 내는 것을 본 기억이 났다. 그때는 엄마도 피곤하고 지친 심신 상태였기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지나쳤었다.
 
그 이후 딸은 남자 어른이나 남자 아이에게 민감하게 반응하였고 짜증을 많이 내는 아이가 되었다. 그리고 남편과 재혼을 했을 때도 딸은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는 아이가 되었다. 이러한 딸의 모습을 무심히 지나쳤었는데 오늘은 그러한 모든 것이 딸에게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지 아니면 기억하고 있지만 말을 하지 않는 것인지 엄마가 이제라도 알아차린 것은 중요한 일이다. 딸로서는 엄마에게 말하지 못하는 중요한 사건이 있을 수도 있다. 현재 딸의 삶에 장애로 드러나는 현상에 있어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누구보다도 가장 힘든 사람은 딸이다.
 
엄마나 주변사람들은 딸에게 안정감을 주어야하며 딸을 도울 수 있는 전문가도 있다는 희망도 줄 필요가 있다. 인간은 아픈 상처보다 더 많은 건강한 자원과 에너지를 갖고 있다.
 
딸에게 드러나지 않고 잠재되어 있는 희망이라는 메시지는 훨씬 많은 힘을 갖고 있다. 잃어버린 지 오래된 희망이라는 단어를 찾아 거부하고 저항하는 세상에서 돌이켜 마음껏 적응하고 날개를 펴는 세상을 만나는 삶으로 전환한다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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