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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들로 사는 무책임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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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4-02-11 16:38 조회7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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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들로 사는 무책임한 남편
속옷차림으로 달려 나온 5살 딸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파 돌아섰다. “엄마 가지 마, 내가 잘할게. 응, 엄마 가지마!” 가슴을 찢고 온 몸을 얼어붙게 하는 딸의 목소리가 대문 앞에서 발걸음을 돌려놓았다. 벌써 몇 번째 돌아서는 발걸음인지... 하늘을 쳐다보니 별도 달도 숨어버린 캄캄한 밤하늘뿐이었다. 자식을 생각하자니 어미로서 돌아설 수밖에 없고, 한 여자로서 이대로 살자니 불행한 인생이다. 사랑받고 싶고 함께 재미있게 살고자 결혼을 하였는데 남편은 시부모님과 시누이 그리고 시동생의 뒷바라지로 충성을 다하는 착한 아들이고 오빠였던 것이다.

시누이는 시집을 간 이후 오빠에게 울면서 사업자금이 필요하다고 남편회사에서 빚을 내게 하였다. 내가 반대를 하면 시어머니가 나서서 동생을 돕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남편을 부추겼다. 시동생은 시아버님의 재산을 팔아 사업을 하였고, 그 결과가 좋지 않아 부도가 나면 형한테 와서 보증을 서 달라고 막무가내로 형한테 매달렸고 남편은 마지못해 보증을 서주고 나중에 그 빚을 월급에서 차감하면서 살고 있다. 며칠 전 시아버님이 현재 갖고 있는 자동차가 낡아 사람들 만나는데 불편하다고 새 차로 바꿔달라고 하였다. 남편은 새 차로 바꿔주었다. 물론 자신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새 차로 바꿔주었다. 내가 며칠 전부터 딸의 운동화가 너덜너덜 떨어져 새로 사주고 싶다고 하였을 때는 돈이 없다고 하였는데, 시아버님이 새 차가 필요하다는 말씀에 거역하지 못하고 빚을 내어 새차를 사준 남편이 밉고 화가 났다.
 
말문을 닫아버린 딸

이제 딸의 나이가 10살이다. 딸에게 해주지 못한 것이 너무 많다. 물론 나를 위해 무엇을 사 본지도 까마득하다. 이제라도 이혼하고 혼자 벌어 딸과 함께 살고 싶다. 남편은 그냥 착한 사람이다. 그러한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은 배우자에게 고통이다. 학교에 들어간 이후 딸은 소심한 아이가 되었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학업도 잘 따라가지 못한다.
 
엄마로서 속상하여 딸에게 말을 해보지만 딸은 말문을 닫은 지 3년이 되었다. 아마 세상이 싫은지 방안에 웅크리고 앉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딸을 생각하면 ‘차라리 아이가 좀 더 어릴 때 이혼을 해야 했었나?’하는 후회가 있다. 남편은 부모님이 오래 살면 얼마나 더 오래 사시겠냐며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고 한다. 오히려 남편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날만 기다리는 못나고 무능한 사람같다. 왜 자신이 힘들다고 말을 못하는지 답답하고 화가난다.

부모님과 자신의 형제들과의 부당한 요구에 당당히 대응하지 못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시기를 기다리며 순응하는 것은 자신이 책임져야할 아내와 딸에 대한 무책임한 남편이다. 착한아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임감있는 가장으로서의 남편과 아빠로서의 모습이 우선순위이다. 부모님의 사랑은 내리사랑이 순리적이고, 내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은 내 자식에게 전수하는 것이 아름답다. 그리고 부부가 서로 의논하며 가정을 소소한것부터 재미있게 꾸려나가는 것이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랑이다. 부모님을 향한 효와 부모님의 이기적인 욕심과는 구별이 필요하다. 물론 형제간의 돈거래도 건강하지 못한 형제사랑이다. 부모자식과의 관계 그리고 형제관계에서 건강한 경계선을 그을 수 있는 것도 책임감있는 가장으로서의 모습이다.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www.maumb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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