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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엔 생산활동보다 후대에게 베푸는 삶에 의미를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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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4-01-18 20:58 조회6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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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엔 생산활동보다 후대에게 베푸는 삶에 의미를 두자

노년의 자화상
눈앞에 펼쳐진 강물은 죽음을 맞이할 때 건너야 하는 나의 미래요 수의(壽衣) 같다.
하늘에 늘어진 붉은 황혼은 나를 향해 오라고 하는 따뜻한 손짓인양 친근한 마음까지 생겨 설렌다. 먼저 저 하늘로 간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다. 하루 종일 몸의 움직임보다는 마음의 요동이 더 분주하고, ‘당신도 어서 죽음의 강을 건너라’는 죽은 이들의 손짓만 나와 대화를 한다.

아! 이것이 노년에 찾아오는 우울인가 보다. 어찌할까? 어찌해야 하나?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은 웅웅거리는 소리로 들릴 뿐이고, 빵빵거리는 자동차 소리는 나의 머리 위를 치고 가는 통증 없는 회초리 같다. 세상도 사람도 그다지 살아있는 감각으로 다가오지는 않다.
정신을 차리고자 억지로 다리에 힘을 주고 걸어간다, 나를 기다리는 늙은 아내 곁으로.

아내는 저녁상을 준비하면서 미소로 나를 맞이한다. 늘 내가 먹곤 했던 된장찌개와 풋고추 그리고 짠지…… 아내의 굽은 허리가 마치 큰 산봉우리처럼 크게 보이고 거친 손가락은 나를 지금까지 살아있게 한 생명의 나무처럼 다가온다.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면서 아내의 손을 잡고 한없이 울고 싶다.
 
아내는 이러한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끙끙거리며 자신의 몸집 만 한 밥상을 들고 방으로 들어온다. 울컥하는 눈물을 애써 참으면서 음~ 음~ 헛기침으로 밥상을 받는다. 마주앉은 아내가 내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내 눈치를 보면서 괜히 파리채를 들고 방바닥을 탁탁 친다. 그때 아내가 하는 말, “오늘은 해가 많이 길어졌어요!”
 
쓸모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든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하루해가 너무 짧았다. 하루하루가 바쁘다면서 아내도 자식도 보이지 않고 일에만 열중하며 정신없이 뛰어다녔는데…… 그렇구나! 내가 늙고 보니, 그리고 할 일이 없고 보니 하루하루가 길고 또 길어 사는 것에 의미를 찾지 못하는구나. 그래서 죽기를 바란 것은 아닐까? 그렇게 죽도록 일만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인이 되었어도 일을 찾고자 애를 쓰며 살려고 했구나! 그래서 나는, 일이 없는 나는, 쓸모없는 인생이라며 스스로 죽음을 찾으려 했구나!

예전에 어디에서, 아니 누군가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노년에는 무엇인가 일하려고 애를 쓰기 보다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지혜를 가지고 후대에 그리고 이웃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보라고.
그렇구나! 왜 그 비밀을 몰랐을까?
이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다.

이제는 생산보다 베풀며 나누며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내 마당의 감을 따다 이웃에게 나누어 주었을 때 아이들도 어른들도 나의 감나무 아래에 와서 쉬게 되는 것처럼 노년의 삶은 그렇게 살아야겠다.

이제야 막혀있던 숨구멍이 열리는 것 같다. 오늘밤은 할망구 손 한 번 잡아주고 굽은 허리 한 번 안아주면서 잠을 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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