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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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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23-01-14 21:33 조회3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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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22/03/21[08:48]


 

막내의 목소리

 

막내는 위로 형들이 여러 명 있다. 가장 큰 형과는 열 살 이상 차이가 있다. 부모는 스스로 무능력하다는 이유로 아들들에게 집안일에 대한 결정권을 맡겨놓은 상태였다. 성장하면서 집안에 어떠한 일이 있을 때 형들은 의사결정권이 있었지만 막내에게는 의사결정권이 없었다.

 

언제나 형들은 집안일에 막내를 참여시키지 않았다. 행여 막내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면 형들은 막내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았고 무시했다. 오히려 형들은 막내가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는 어떤 형은 막내가 감히 의견을 꺼내놓는다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또 다른 형은 막내는 어리니까 당연히 어린아이의 생각이고 그러한 생각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막내가 성인이 되었을 때도 형들은 어린아이로 봤다. 막내는 내심 자신도 성인이기에 형들과 함께 집안일에 참여하고자 했다. 그럴 때마다 형들은 막내가 까분다며 조용히 있으라고 했다.

 

이러한 일들은 서로에게 익숙하게 되었고 막내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아서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왔다. 오히려 복잡한 문제해결을 형들이 알아서 해 주어서 고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막내는 대인관계에서의 의사결정 또한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잘 따르는 것을 잘하고 있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막내는 직장에서도 자기의사를 표현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는 편이었다. 그래서 동료들은 왜 자신의 의견을 내놓지 않느냐며 다그치기도 하였다. 막내는 그러한 동료가 오히려 어색하고 이상하여 멍한 상태의 상황도 종종 있었다.

 

어느 날 막내가 결혼하여 아이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들은 조카가 보는 앞에서 막내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했다. 막내는 예전에는 형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일일이 간섭하는 것에 그러려니 또는 당연한 듯 하였지만 결혼 후 형들로부터 아내와 자녀 앞에서 무시당하면서 가슴 깊은 곳에서 창피함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막내는 자신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고 이제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살아보고자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익숙한 채로 살아온 삶의 방식이 있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은 사고와 감정이 내면에 있는 것이다. 당연히 그래도 된다는 개념이 내면에 자리를 잡게 되고 자신의 가치관이 되어 그것이 옳다고 믿게 된다. 현재 자신이 믿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그리고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나 행동들을 늘 돌아보며 자기반영을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예리한 민감성을 갖고 자주 자신을 반추한다면 건강하고 성숙한 사람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에서 더 깊고 넓은 세상으로 시선을 돌려 자신을 비춰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경청과 관찰 그리고 세상을 향한 이해의 배움을 놓치지 않는다면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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