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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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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21-10-23 14:13 조회5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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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21/10/11[15:45]

어른 셋

 

할머니와 부부는 아이 둘이 성인이 되기까지 착하게 성장하여서 매우 흐뭇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둘 다 심리치료를 받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다. 아이들은 이전까지 어른들 마음에 쏙 드는 아이들이었기에 우울증에 걸린 것은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초기 성인이 되면서 한 아이는 대학생활을 하지 못하고 부적응 아이가 되어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고, 작은 아이는 군에 입대하여 며칠 지나지 않아 부적응 아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어른 셋은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무척 힘들었다. 왜냐면 아이들은 이전에 매우 착하고 모범생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들 마음에 병이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전혀 몰랐을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원하는 대로 살아온 아이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도 전혀 몰랐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 부부는 맞벌이로 할머니께 아이들을 맡겼다. 그러면서 부부는 아이들이 할머니를 힘들게 하지 말라고 훈계하며 가르치는 것이 우선이었다. 부부는 퇴근하고 집으로 오면 아이들을 살피기보다 할머니를 우선으로 할머니를 위로하며 할머니가 필요한 것을 채워주기 바빴다.

 

간혹 할머니가 아이들 돌보느라 힘들었다고 하면 부부는 아이들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아이들을 혼내고 나무랐다. 무조건 할머니를 힘들게 하지 말고 얌전히 할머니 말씀 잘 듣도록 훈계하였다. 그리고 남편은 자신의 어머니인 할머니와 함께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며 함께 잠이 들 때가 많았고, 아내는 혼자 남은 집안일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할머니를 힘들게 하면 안 된다는 말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날들이었다.

 

사실 낮에 할머니는 아이들을 방치하는 편이었고 아이들이 소리를 높이거나 움직이는 일들이 있으면 아이들에게 얌전해야 한다며 혼을 내었다. 그리고 많은 시간 TV를 틀어놓고 할머니는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부부는 할머니가 아이들을 돌본다는 명목하에 무조건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며 아이들이 할머니를 힘들게 하면 안 된다는 착한 아들 며느리 역할에 충실했던 것이다. 아이들의 부모역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에 아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어른들보다 자신들이 문제 일으킬까봐 전전긍긍하는 부모로부터 심리적 억압상태로 살아왔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고 자기주장을 하지 못했다.

 

이에 성인이 되었을 때 함께 토론하고 자신의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내고 자기주장을 해야하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타인과의 관계나 상호작용하는 상황에서 부적응자가 되어 위축되고 패배자라는 좌절감으로 우울증으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보호자로서 아이들의 감정이나 성장발달을 도와주어야 한다. 결코 어른들을 돕는 아이로 성장시키면 아이들은 진짜자기를 잃어버리고 가짜 자기로 살아가게 된다. 또한 진짜 자기로 채워야하는 공간에 공허와 외로움 그리고 상처로 자리 잡게 된다. 어른의 책임과 의무가 아이들의 책임과 의무로 바뀌어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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