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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아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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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20-03-24 10:05 조회7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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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20/03/23[09:38]

친구의 아내처럼

 

함께 술자리를 한 친구가 신이 나서 말했다. 자신은 아내가 맞벌이하고 있어 가정 경제가 좋아졌고 이것저것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속이 쓰리고 배가 아팠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아내의 행동과 얼굴표정 말투가 거슬리고 싫었다. 친구의 아내는 맞벌이하여 친구가 부자가 되었는데 자신은 아내가 주부로 있어 자신의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아내를 향해 짜증을 내었고 아내가 못나고 무능한 사람처럼 보여서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이 못 마땅했다. 그리고 잠자리에서 아내의 살이 닿을 때 그는 아내가 모욕감이 들도록 밀어내었다.

 

아내는 놀랬는지 주춤하다가 곧바로 베개를 들고 거실로 나갔다. 그리고 다음날 아내는 자리에 누워서 꼼짝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그런 아내를 대수롭지 않게 쳐다보고는 출근하였다. 퇴근 후 그는 아내에게 전날 친구의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친구의 아내처럼 아내가 맞벌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하였다. 아내는 담담하게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한마디 하였다. 자신은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며 갑자기 일자리를 찾는 것도 두렵고 자신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직장생활하는 것보다 집안 살림하는 것이 적성에 맞고 좋다고 하였다. 만약 직장생활을 한다면 자신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삶이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고 하였다. 그는 아내가 맞벌이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 못나고 바보 같다며 폭언을 하였다. 아내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한참을 일어나지 못한 채 말없이 눈물만 훔쳤다.

 

다음날 그가 출근할 때까지 아내는 창백한 얼굴이었고 남편은 차가운 얼굴이었다. 점심 무렵 아내로부터 그에게 전화가 왔다. 아내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남편하고 사는 것이 불편 할뿐만 아니라 외롭다고 한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과 헤어지기로 작정하였다고 말한다. 평소에도 남편이 자신에게 맞벌이하기를 요구했었고 그럴 때마다 남편이 밉고 싫었다고 한다. 또한 남편이 자신에게 돈 벌어 오지 못하는 못난 사람아라고 할 때마다 심한 모욕감을 느꼈음을 알려준다. 사실 남편은 신혼 때부터 아내가 맞벌이하기를 요구해왔다. 돌아보면 아내는 한결같이 아이들에게 그리고 남편에게 가정주부로서 성실하고 알뜰히 살림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아이들도 건강하게 크고 있으며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런데 그는 돈을 잘 쓰는 친구가 부러울 때마다 자신의 처지와 비교하게 되고 그것이 마치 아내가 맞벌이를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하였다. 그런 생각이 날 때 마다 그는 아내를 무시했으며 아내에게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였다.

 

부부가 살아가는 방식이 각자 다를 수 있다. 이러한 다름에 대하여 함께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각자의 바램을 이야기해야한다. 이에는 요구가 아니라 요청하는 대화가 필요하다. 배우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성숙한 대화의 과정은 부부가 더욱 친밀해지는 과정이다. 성숙한 대화의 과정 안에서 행복과 기쁨 그리고 사랑을 느끼고 부부는 서로가 바라는 온전한 사랑으로 향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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