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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이 부끄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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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20-03-02 15:18 조회8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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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20/03/02[11:31]

내 자신이 부끄러워요.’

 

그녀는 스스로가 한 행동으로 인하여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하여 삶의 의욕을 잃어가고 있다. 그녀는 얼마 전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 친구는 몇 년 전 자신의 어려움이나 아픔을 함께 나누던 친구였다. 또한 그 친구는 그녀에게 이것저것 도움을 주기도 한 친구였다. 그래서 그 친구하고는 서로의 아픔을 속속들이 이야기하는 마음의 친구이기도 하다.

 

그런 친구에게서 한 동안 뜸하다가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친구는 자신이 현재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부탁이 있다고 하였다. 그 부탁은 그녀가 조금만 노력하면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 부탁을 거절하였다. 왜냐면 그 노력을 하기에는 자신의 스케줄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것도 노력하면 그 스케줄을 맞출 수도 있었다. 그녀는 순간 자신의 스케줄이 우선이라 친구의 부탁이나 친구의 건강상태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스케줄에 대한 예민성에 온 신경을 쓰다 보니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였다.

 

친구는 그녀로부터 거절의 대답을 듣고는 쓸쓸히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거절한 것으로 인하여 자신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그때는 몰랐다. 왜냐면 그녀는 지금까지 타인에게 실수하지 않고 살아가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왔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타인이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은 묵묵히 인내하지만 자신이 타인을 힘들게 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결코 그래서는 안 된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었다.

 

전화기 안에서 들리는 친구의 쓸쓸한 목소리가 귓전을 울리면서 그녀는 그날 하루종일 뒤숭숭하였다. 그리고 그녀는 몇 날이 가면서 자신이 친구에게 아주 몹쓸짓을 했다는 마음이 커지면서 자기 자신이 아주 부끄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밤을 설치다가 그녀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자신이 실수했다고 용서를 구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많이 아픈 듯 목소리가 모기소리처럼 약했다. 그리고 친구는 용서를 받아주지는 않았고 자신이 너무 아픈지 전화를 끊고는 연락이 며칠째 없다. 이후 그녀는 친구의 아픈 목소리가 귓전을 울릴 때마다 아픈 친구를 생각하지 못한 것에 그녀 스스로를 벌주며 부끄러워 자신을 채찍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향한 부끄러운 인격의 수준에 삶을 포기할 생각도 하고 있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고 실수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다. 우리는 결코 신이 될 수 없다. 물론 좀 더 성숙하고 좀 더 실수하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다듬어 가야한다. 그리고 두 번의 똑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자신이 부족하고 실수했다고 해서 자신을 정죄하기보다 그러한 자신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부끄럽고 부족한 자신으로부터 성장하기 위하여 부족한 그 모습을 수용하면서 숙성시키듯 자신을 좀 더 성숙한 인격으로 변화시키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이고 그곳에 곧 새로운 변화로의 재료가 숨어있다. 진정으로 부끄러움을 안다는 그 자체가 성장의 포인트이다. 부끄러운 자기 자신을 향한 자기수용을 할 줄 아는 것 또한 우리가 갖고 있는 성숙의 일부분이다.        

[He that has no shame has no conscience. (수치심이 없는 자는 양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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