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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배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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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9-03-13 18:13 조회6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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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9/03/11[18:08]

선생님! 저 배고파요!’

 

선생님! 저 배고파요! 저 살아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배고픈 것 맞죠? 눈물이 왜 이토록 멈추지 않는 거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고 아려요. 내 가슴에 있는 쇳덩어리가 녹아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 시원하죠! 이런 기분 처음이예요. 내가 마치 살아있어 느끼는 것 같아요. 내가 살아있는 것 맞죠?”

 

사진작가인 모리스 미커스가 찍은 사진을 보면 양파를 썰 때의 눈물과 웃을 때의 눈물의 구조는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슬픔의 눈물에는 그 구조가 확연히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마치 마음에 금이 가 있는 듯한 구조(https://medium.com/micrograph-stories)를 보인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슬픔의 눈물에는 독성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슬픔을 참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내 몸에 독성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마음의 병이 되어 우리를 짓누르는 것으로 되돌아온다. 우울증이나 분노, 무기력, 허무감 등이다. 몸속에 독을 표출하지 못하고 꾹꾹 심어둔 씨앗들이 싹이 되어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 마치 우리 몸과 마음을 삼킬 듯이 덮칠 수도 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우는 것에 인색하였다. 심지어 아픔이나 슬픔의 눈물조차도 표현하지 못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참는 것이 성숙한 것이라 미화시키기도 하였다. 어쩌면 우리는 슬픔이나 아픔에 대하여 참는 것에 지나치게 익숙하여 살아가고 있을지 모른다.

 

한 여인이 나를 찾아왔다. 그녀는 청소년시기부터 중년기에 이르는 동안 자살시도를 수차례 하였고 현재의 삶을 사는 것이 무감각하고 무의미하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얼굴은 창백하고 목소리는 약하여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녀는 얼마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눈물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주변사람들이 슬픈 이야기를 해도 아무런 감정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몇 년 전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졌었는데 눈물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단지 고통을 견디고자 애썼다고 한다. 마치 그렇게 견디며 애쓰고 있는 자신이 통나무 같고 때론 괴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몸 안에 괴물이 있고 그 괴물이 자신을 삼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은 아무런 힘이 없고 죽을 날만 기다렸는데 빨리 죽지 않아 괴롭다고 한다. 현재와 미래는 자신에게 없다고 하며 자신이 끔찍하도록 싫다고 한다.

 

나는 그녀가 다치지 않게 부드럽고 따뜻하게 그녀의 아프고 슬픈이야기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깊고 어두운 곳에 깊숙이 숨어 웅크리고 있는 슬픔의 감정에 접촉하여 머물러주었다. 그리고 그녀를 향한 존중과 허용으로 그녀가 마음껏 아픔과 슬픔의 눈물을 토해내도록 도와주었다. 그녀는 한 시간이상을 꺼이꺼이 울고 또 울었다. 그런 다음 그녀는 무엇인가 빠져나간 편안한 얼굴로 내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저 배고파요! 저 살아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배고픈 것 맞죠? 눈물이 왜 이토록 멈추지 않는 거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고 아려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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