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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경제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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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8-09-11 16:04 조회6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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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8/09/04[17:30]

이기적인 경제개념

 

남편이 나와 의논을 하지 않고 백 만원 상당의 자전거를 샀다. 저녁이 되었을 때 남편이 홈쇼핑으로 주문한 운동기구가 도착했다. 집안에는 남편이 구입한 물건들이 여기저기 쌓여있다. 퇴근하고 집으로 들어온 남편은 자신이 주문한 물건들을 살펴보느라 내가 아파 누워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는 놀다가 거실에 뒹굴며 자고 있다. 나는 허리수술을 하고 병원에서 퇴원한지 며칠 되지 않아 꼼짝을 하지 못한다. 누워있는 나와 아이에게는 관심이 없는 남편이다. 남편은 자신이 좋아하는 쇼핑과 운동에 관심이 아주 많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우리 부부는 대화가 없다. 신혼 때부터 돈 문제로 서로 대화가 되지 않아 다툼이 지속되었고 결국 이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은 채 이렇게 십년가량 살아오고 있다.

 

남편은 열심히 회사생활을 한다. 직장에서 성실하다고 소문나 있고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수입도 어느 정도 된다. 나는 결혼할 때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의 모습이 좋아 결혼했다. 심지어 데이트할 때에도 고급식당은 전혀 가지 않고 오히려 허름하고 가격이 싼 곳에서 식사를 하였고 커피도 자판기에서 나오는 커피를 마시자고 하였다. 커피숍에서 마시는 커피는 값이 비싸다고 하였다. 나는 남편의 이러한 점들이 사치스럽지 않고 알뜰해보여 좋았다. 그런데 내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결혼 후 첫달 월급날 알게 되었다. 남편은 월급날 월급통장을 내게 주지 않았고 내가 월급통장을 요구하였을 때 의아해하면서 왜 자신의 월급을 내게 주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아내인 내가 먹고 쓰는 비용은 내가 알아서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자신의 월급을 궁금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또한 자신은 자신을 위해 돈을 버는 사람이여서 자신의 취미생활이 중요하다고 한다. 대신에 전기세와 물세 등 공동으로 들어가는 돈은 나와 반씩 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나는 어이없고 기가 찼지만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고 결혼 한 달만에 이혼할 자신이 없어 지금까지 십여 년째 결혼생활을 유지해오고 있다. 남편을 향한 마음은 미움으로 가득차고 내 자신을 향한 마음은 우울하다. 남편의 이기적인 경제개념은 내 자신을 하찮게 느끼게 하고 우울한 마음이 깊어지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 돈이 없어 힘든 것 보다 남편으로부터 하찮게 여김을 받는 존재감에 대한 초라함이 커다. 그래서 이제라도 남편과의 관계를 정리하여 이혼을 하면 이 비참함이 없어질 것 같아 나를 소중히 여기고 나를 살리기 위해 이혼을 결심해본다.

 

부부는 어느 일부분은 함께하고자 결혼을 한다. 이것은 중요하다. 경제관에 있어서 부부가 명료히 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자신의 것과 배우자의 것을 구분하는 것은 결혼생활의 행복감에 상처를 준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중요성에 있어서 공유해야할 부분과 독립해야할 부분을 조율하는 과정을 함께 의논하면서 서로의 방향성을 나누어야한다. 또한 서로가 변화하고자 하고 열려있는 마음을 갖고 끊임없는 대화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야한다. 삶과 행복은 진행형이다.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이지 한순간에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의 불행이 나의 전부가 아니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 또한 그냥 유지되어가는 것은 아니다. 삶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조절하며 진행해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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