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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치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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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8-08-28 09:08 조회7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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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8/08/27[14:31]

소리치는 남편

 

남편은 내게 소리지른다. 집안청소를 하지 않아 방이 지저분하고, 반찬을 맛없게 하고, 돈을 함부로 쓴다고 동네사람들이 들리도록 아주 크게 소리지른다. 남편이 나를 향해 소리치고 억울하게 함부로 말하는 것이 남편스스로의 스트레스를 나에게 퍼붓는 방법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남편이 싫고 밉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나를 못 견디게 하는 것은 이웃사람들에게 들리도록 소리치는 것이다. 나는 이웃사람들에게 남편으로부터 무시당하면서 비참하게 살고 있는 내 모습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하고 부끄럽다. 가끔 웃으면서 마주치기도 하고 때로는 함께 어울려 커피를 마시기도 했던 이웃들을 볼낯이 없을만큼 나는 부끄럽고 창피하다.

 

남편이 소리치는 그 내용들처럼 나는 그토록 못나고 함부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나를 억울하게 매도하는 남편을 향한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소리치는 남편과 함께사는 아내로서 산다는 것이다. 부끄럽고 창피하여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집밖으로 나갈 자신이 없다.

 

어쩌면 이토록 비참하게 사는 것을 들키고 싶지않아 지금까지 남펴의 폭언을 맞추고 또 조심하며 살아왔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나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하여 그동안 몇 십년동안 남편의 분노조절이 되지 않는 성격을 맞추어주면서 남편이 소리지르지 않도록 남편에게 맞추며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나는 이웃으로부터 받는 부정적인 평가가 중요하고 두려워서 더욱 나를 보호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남편은 자신의 스트레스나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여 아내인 내게 모두 쏟아낸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스트레스를 받아주는 것이 아내로서 당연한 것이고 자신이 미안한 것도 있지만 자신도 어쩔 수 없으니 받아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나는 남편의 조절되지 못하는 감정들과 행동들을 그리고 폭력과 폭언을 감당해내려고 노력하였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남편의 행위는 나를 더욱 비참하게 짓밟고 폭언과 폭력의 강도가 더욱 심해져왔다. 결혼초기에는 언젠가 좋아질거라는 기대를 갖고 남편이 나의 인내에 감동하여 나에게 잘해줄 것이라는 환상을 가졌었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무지였다. 강도가 더욱 심해지는 남편의 폭력과 폭언에 지친 지금 내가 남편에게 똑같이 되갚아 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그래서 이러한 내 자신이 밉고 싫어지고 남편에 대한 분노가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인간이 경험한 폭언과 폭력은 치료가 필요한 것이지 결코 인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것을 고스란히 억압하면서 받아온 대상은 자신에게 학습되어진다. 그대로 내재된 상처는 자신을 괴롭히고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또 다른 가해자가 된다. 이 또한 치료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멈추기(stop) 하는 것이 우선 해야할 일이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이전의 부정성에서 긍정성으로 방향을 전환해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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