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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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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8-08-14 21:17 조회7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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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8/08/13[16:59]

흐르는 눈물

 

친구와 친구의 어머니가 다정하게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세상의 모든 시간이 멈추었다. 공기도 멈추고 내 심장도 순간 공중에 산산이 부서진 것처럼 꼼짝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 두 눈에는 세상의 모든 물들이 모인 듯 눈물이 주룩주룩 뺨을 타고 흘렀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볼까봐 부끄러워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였다. 하지만 친구와 친구어머니가 잡은 두 손이 내 시선에 멈춰진 상태로 나는 아주 먼 과거의 여행을 떠나고 말았다.

 

그곳에는 아주 어린시절 내 어머니의 고함소리와 아버지의 손에 들린 채찍소리가 있었고, 그것은 내 온몸과 마음을 찢어놓고 있었다. 내 어머니는 나를 발로 밟으면서 지 애비 닮아 꼴보기 싫은 놈이라며 소리치고 엎드려있는 나의 등을 마구 밟았다. 아버지는 지 애미 닮은 놈, 죽어 죽어라며 서로 번갈아 가며 자신들의 부부싸움에 비겁하게 나를 통해 자신들의 화풀이를 하였다.

 

부모님은 자신들의 부부싸움이 있을 때마다 폭력과 폭언속에 나를 끌어들였고 나는 고스란히 두 사람의 전쟁에 노출되어 피투성이가 되었다. 부모님은 나를 허리띠로 때리고, 칼로 위협하고, 옷을 벗긴 후 추운 겨울 밖으로 내 쫓기도 하였다. 그래서 나는 세상의 부모들은 모두 무서운 사람들인 줄 알았다.

 

두 분은 내가 학교를 다닐 무렵 같은 날 어떤 이유로 돌아가셨다. 그날 이후 나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열심히 살아왔다. 부모님과 반대로 건강한 삶을 살고자 폭력과 폭언을 멀리하려 노력하였고 세상을 똑바로 보고자 노력하고 또 노력하였다. 오랜기간 꾸준히 상담도 받아왔고 따뜻한 사람들과의 관계도 계속 유지하며 살아왔다. 현재 직장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오십이 넘은 지금 우연히 친구와 친구의 어머니가 다정하게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과거의 내 자신의 상처를 회상하였다.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과정을 잘 겪어왔기에 내 감정에 솔직히 눈물을 흘릴 수 있고 편안한 마음으로 회복할 수 있어 좋다. 여태껏 잘 살아온 내가 대견하다. 그래서 나에게 충분한 칭찬을 해주고 싶다.

 

오늘은 어릴 때 내가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만화방을 가볼 예정이다. 내일은 나를 위해 내가 좋아했지만 갖지 못했던 운동화를 사주어야겠다. 그리고 나를 위해 울고 싶으면 울고 웃고 싶으면 마음껏 웃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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