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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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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8-03-28 22:08 조회8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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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8/03/27[18:11]

눈치 보는 아이

 

옆자리에 있는 선배가 커피생각이 난다고 한다. 나는 선배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커피를 사러 뛰어갔다. 선배에게 커피를 주었을 때 어색한 듯 웃으면서 커피를 받아든다. 점심시간이 되어 동료들과 식당을 향했다. 자리에 앉았을 때 동료들이 마실 물을 찾는다. 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가지러 뛰어갔다. 동료들은 별다른 감흥 없이 내가주는 물을 받아 마신다.

나는 주변사람들 눈치 보는 것이 익숙하다. 그리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러한 나의 행동은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해 오던 습관이다. 이것은 어린 시절 나를 비난하며 지적하던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성인이 된 후에도 나는 비난이나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 타인의 눈치를 보는 것을 우선으로 살아왔다. 이것이 마치 예의바르고 착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합리화하며 살았다.

 

나는 주변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가슴 한 쪽에서 내 자신이 싫고 그만 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올라온다. 그러나 이것은 마음 뿐 내 행동은 늘 타인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하여 바쁘고 또 바쁘다. 그러다보니 저녁이 되면 늘 피곤이 급격히 몰려온다. 매일의 삶을 돌아보면 내 자신이 좋아서 열심히 뛰어다닌 것 보다 타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타인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사용한 에너지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매일 피곤하고 힘들다. 피곤에 지쳐 어느 날 갑자기 급격한 노화현상이 올수도 있고 무서운 병이 찾아올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생긴다.

 

날이 갈수록 가슴이 텅 비어 있는 것 같고 쓸쓸하고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40이 되었는데 지금까지 나는 내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해본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우울할 때마다 더욱 주변사람들의 필요를 채우면서 나의 외로움을 채우려고 했는지 그토록 사람들에게 매달린 것 같다. 그런데 그 어느 누구도 나를 향한 따뜻한 눈빛이나 한 마디의 말은 없었다. 오로지 나 혼자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돈을 쓴 것 같다. 그러면서 타인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원망도 많았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을 주인으로 살아가지 못한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한 욕구를 타인을 통해 채우고자 한다. 이것은 자신을 더욱 외롭고 공허하게 할 뿐만 아니라 결국 타인을 향한 분노나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억울함 그리고 좌절감에 더욱 힘들어하게 된다. 오랫동안 타인을 향하여 눈치 보는 아이로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는 내 자신을 돌아보고 인정하며 알아줘야할 사람은 먼저 나 자신이 되어야한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이것은 나 자신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할 사람은 우선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로서 우선 인정하고 존중하며 사랑하는 것은 자존감을 높이는 중요한 과정이다. 지금부터 정성을 다해 그리고 소중한 마음으로 내가 나를 위해 차 한잔 대접해주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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