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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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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8-03-06 20:40 조회8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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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8/03/06[11:37] 

착각

 

시어머니는 당신의 방에 들어가 소리 내어 통곡을 하신다. 왜 며느리 넷은 서로 사이좋지 않냐고 자신이 무슨 죄가 그리도 많냐며 울고 또 운다. 다른집 며느리들은 서로 사이좋아 보기도 좋은데 우리집 며느리들은 왜 그리도 당신마음에 들지 않느냐는 것이다.

 

며느리인 우리는 서로와의 관계가 딱히 좋을 것도 없고 싫을 것도 없는 데면데면한 사이이다. 그래서 명절 때 시댁에서 마주치면 며느리 사이에는 늘 침묵이 흐른다. 시어머니는 이러한 모습이 싫다며 누구네 집에는 며느리들 사이가 항상 웃음이 있어 좋은데 우리 집 며느리사이는 냉냉하다며 노골적으로 문제 있다고 지적을 하신다.

셋째 며느리인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어머니 눈치를 보랴 형님들 눈치를 보랴 부엌에서 몸만 바쁘게 왔다갔다 한다. 시어머니의 불평어린 목소리가 온 집안에 울려 퍼짐에도 불구하고 큰 형님은 표정에 변화없이 묵묵히 부엌에서 국을 끓이고 있다. 둘째 형님도 묵묵히 고개를 숙인채 나물을 다듬고 있다. 셋째 며느리인 나는 담담한 얼굴표정을 하고 부엌에 있는 그릇들을 닦고 있고 막내 며느리인 넷째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한다. 부엌에서 들리는 소리는 싱크대로 흐르는 물소리와 그릇 부딪히는 소리뿐이다.

 

하지만 거실에서는 시어머니의 짜증스런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며느리가 넷이 서로 오순도순 사이좋게 웃으며 재미있게 지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모두 자신앞에 앉아보라고 호통을 하신다. 그리고는 시어머니께서 통곡을 하신다. 며느리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여 당신이 죄가 많다며 서로 사이좋게 지내지 않으면 집을 나가겠다고 하신다. 며느리 넷은 서로 눈치 보면서 억지로 괜찮다고 한다. 시어머니께서 그것이 아니라 서로 기분좋게 화해하고 서로 웃음꽃도 피우고 서로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면서 부엌일을 하겠다고 맹세하라고 하신다. 우리는 서로 그러고 싶지 않아 서먹서먹해하며 눈치를 본다. 또 다시 시어머니께서 집을 나가겠다고 하시면서 통곡을 하신다.

 

인간관계에서 친밀한 관계의 끈을 많이 갖는다면 삶의 질이 좀 더 풍성하고 기쁨이 좀 더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기대와 바람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여 다른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충족시키고자 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특히 어른이라는 권위로 아랫사람들 사이의 인간관계를 강요한다면 그것은 더 큰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 하나의 집안에 여러사람이 교류할 때 좋은 인간관계를 가진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나와 다른 사람들이 모였을 때 반드시 좋은관계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도 받아들여야한다. 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그들의 인간관계는 그들이 서로 해결하도록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들 서로가 서로 의 관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싶은데 어른이라는 권위로 그들이 서로 사이좋아야 한다고 강요한다면 그것 또한 착각일 수 있다. 세상은 나의 바람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진정한 어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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