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점' > 심리칼럼

마음빛

 심리칼럼
 
유해사이트 광고, 홍보성 글이나 상호비방이나 인신 공격 등, 유해성 게시물에 대해서는 사전예고 없이 임의로 삭제 및 차단될 수 있습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협조 부탁 드립니다.

'95점'

페이지 정보

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8-02-02 15:47 조회778회 댓글0건

본문

화성신문/기사입력/2018/01/31[18;21]

‘95

 

불면으로 몇 년 동안 고생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심장박동이 빨리 뛰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낀다. 병원에 들러 심장을 체크해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도 내가 실수한 것이 드러나면 나는 견디기 힘들만큼 나를 자책한다. 마치 회사의 모든 일을 내가 망친 것 같고 내게 모든 책임이 돌아올 것 같아 불안하다. 그럴 때마다 심장박동이 빨리 뛰고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불안하다. 마치 나로 인하여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고 다른 동료가 잘못될 수도 있고 그 잘못된 동료는 내 탓이라고 질책할 것 같다는 생각에 편히 잠을 자지 못한다.

 

초등 3학년 때 나는 국어시험 점수를 95점을 받았다. 기분이 좋아 엄마에게 자랑을 했는데 엄마의 얼굴표정이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나는 순간 내가 무얼 잘못했는지 몰라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엄마눈치만 보면서 불안해했다. 그때 엄마로부터 나온 한마디는 왜 하나를 틀렸느냐고 하였다. 그리고 나를 귀찮다는 듯 바라보았다. 나는 내 자신이 왜 하나를 틀려서 이렇게 엄마를 언짢게 했는지 무척 부끄러웠다.

 

그리고 5학년인 형이 집으로 들어왔을 때 엄마는 시험지를 보여 달라고 하였다. 형의 국어시험 점수는 90점 이었다. 엄마는 내게 동생만도 못하다며 형을 나무라고 벌을 세웠다. 형은 이날 이후로 나를 미워하고 이유 없이 괴롭혔다.

 

형의 괴롭힘은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형은 부모님이 계시지 않을 때만 나를 괴롭혔고 내가 엄마에게 형의 잘못을 일러바치면 그때는 나를 죽인다고 하였다. 나는 이 모든 것이 무서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오롯이 형의 괴롭힘을 당하기만 하였다.

 

형이 라면을 끓여오라면 해야 했고, 형이 애완동물인 고양이를 때리라면 때려야만 했다. 그리고 형이 엄마지갑에서 돈을 꺼내오라고 하여 큰돈을 꺼내왔다. 나중에 엄마는 누가 지갑에서 돈을 꺼냈는지 추궁을 하였고 형의 무서운 눈초리로 인하여 나는 내가 엄마지갑에서 돈을 꺼냈다고 하였다. 그리고 엄마의 싸늘한 눈빛과 질책이 이어졌다. ‘못난 놈,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놈이 손버릇도 나쁜 놈’. 나는 이때부터 심장이 빨리 뛰면서 가슴이 답답하여 숨을 쉬기가 힘들어졌다. 그리고 내 자신은 못난 놈이며 세상의 모든 잘못 된 일은 다 내 탓이라고 내 스스로 자책하기 시작하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부모 또는 가족으로부터 어린 시절 경험한 부정적 자기인식은 세상과 연결된 인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 밖으로 나온 나 자신이 자기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나 자신의 존엄성을 믿고 세상으로 나가면 세상 또한 나의 존귀함에 믿음과 사랑의 연결의 끈이 이어질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