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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과 허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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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12-31 13:02 조회7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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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7/12/27[18:14]

쇼핑과 허전함

 

오늘도 통제하지 못하고 물건을 구입했다. 나는 이번에 구입한 물건만큼은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였기에 카드할부로 지불하였다. 며칠 전 TV홈쇼핑을 통해 구입한 물건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다.

 

나는 며칠 전 어떤 물건을 구입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 물건을 확인하고자 휴대폰 알림문자를 확인한 후 어떤 물건인줄 알았다. 그리고 오늘 구입한 물건은 그 나름대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물건을 구입을 했지만 한 시간이 되지 않아 마음은 허전하고 기운이 빠진다. 그렇다고 취소하고 싶은 용기는 생기지 않는다.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또 다른 홈쇼핑으로 눈을 돌려본다.

 

나는 하루 종일 쇼파에 누웠다 앉았다하면서 TV홈쇼핑 채널을 체계적이고 규칙적으로 리모콘을 현란하게 돌리는데 아주 능숙하다. 그래서 다양한 채널의 홈쇼핑 방송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보는데 능숙한 실력자가 되었다.

 

평균 하루에 두 세 개정도 물건을 구입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집안에 물건이 가득 채워져 채 뜯지도 않은 박스들도 꽤 많다. 쇼핑으로 구입한 음식들은 냉장고에서 썩어 버리는 물건들도 많고 냉장고 여기저기 자리만 일 년 넘게 차지하고 있는 음식들도 꽤 된다.

 

문제는 매달 입금해야 하는 카드대금이다. 이것저것 카드 돌려막기도 하고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카드대금을 막고자 내 나름대로 전쟁과 같은 머리싸움을 한다. 그럴 때마다 물건을 그만 사야겠다는 후회를 한다.

 

하지만 TV홈쇼핑을 보면 나도 모르게 그 물건을 사야만 될 것 같다는 유혹에 빨려든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카드로 결제를 하고 그 만족감은 한 시간을 채 못 가서 허무감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또 물건을 사는 것을 반복한지 몇 년이 된다. 이제는 쇼핑중독수준이다.

 

나는 물건을 사면 나의 허전함이 채워질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물건으로 채워질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지금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채워지지 않은 나의 허전함은 내가 그토록 원했던 사람과의 관계의 연결이었다. 나는 내 주변에 내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대부분 형식적으로 인사는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사람들과 마음을 닫고 살아왔다.

 

그래서 나를 알아주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인간관계를 하고자 하는 갈망이 물건으로 채우고 또 채웠지만 결코 그것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물건일 뿐이었다. 나는 사람이 그립다. 그리고 그들과의 진정한 연결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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