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보다 더 작은 존재' > 심리칼럼

마음빛

 심리칼럼
 
유해사이트 광고, 홍보성 글이나 상호비방이나 인신 공격 등, 유해성 게시물에 대해서는 사전예고 없이 임의로 삭제 및 차단될 수 있습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협조 부탁 드립니다.

'먼지보다 더 작은 존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11-25 23:57 조회721회 댓글0건

본문

화성신문/기사입력/2017/11/24[17:29]

먼지보다 더 작은 존재

 

마트에 갔을 때 엄마는 언니에게 먹고 싶은 게 뭔지를 물어본다. 그 다음에 엄마가 내게도 물어볼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소시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엄마는 언니가 먹고 싶은 생선을 사고는 계산을 하고 마트를 나와 버린다. 나는 엄마를 향해 소시지가 먹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엄마는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바삐 주차장으로 가버린다.

 

언니는 내 눈치를 보면서 엄마를 따라 주차장으로 바삐 걸어간다. 나는 미아가 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엄마와 언니 뒤를 쫓아 따라간다. 속으로 눈물이 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이해를 하려고 노력해본다. 엄마가 내 말을 못 들었을 수도 있고 바쁜 일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 자신이 덜 비참해지고자 한다.

 

주말이 되어 가족이 캠프를 가고자 엄마 아빠는 짐을 챙기고 분주하다. 나는 캠프보다 놀이동산을 가고 싶다. 하지만 엄마는 역시나 내 생각은 묻지 않고 언니생각만 물어보고 결정한 것이 가족캠프이다. 언니는 언니친구네 가족과 우리가족이 함께 캠프를 가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거의 매주 주말이면 캠프를 간다. 그래서 주말에 캠프를 다닌지 몇 년이 되어간다.

 

그런데 나는 캠프 가는 것이 끔찍하게 싫다. 긴 시간 차안에서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하고 텐트에서의 식사도 불편하여 캠프 가는 것이 싫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를 꺼내었다. 하지만 내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내 의견을 무시했다. 이후 나는 몇 년이 지나면서 말이 없어진 아이가 되었다.

 

나는 부모님한테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는 존재라고 스스로 판단을 하였고 나보다 언니를 더 중요시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무엇보다도 내가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는 것은 곧 나라는 존재를 부모님이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나는 스스로 내 목소리를 내지 않기로 하면서 나라는 존재를 먼지보다 더 작게 만들고자 하였다.

 

나는 학교에 가서도 조용하다 못해 바보 같은 아이로 불리게 되었고 친구들은 나를 멀리하고자 자기들끼리 무리를 지어 왕따를 시키기 시작하였다. 나는 그러한 친구들이 밉기보다는 내 자신이 좀 더 작은 먼지 같은 존재가 되고자 더 조용히 더 작은아이가 되는 것이 쉽고 편했다. 이유는 내가 목소리를 내었을 때 누군가가 무시한다면 엄마가 나를 무시할 때의 끔찍하고 싫었던 그 기분을 느낄까봐 나는 오히려 말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였다.

 

아이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신에 대한 거울을 경험하게 된다. 아이는 엄마의 반응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경험하면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자아상으로 연결된다. 이에 부모의 적극적이고 세심한 반응은 아이의 자아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