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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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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10-13 20:56 조회7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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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7/10/11[16:36]

월급통장

 

신혼 때 남편이 내게 준 월급통장은 제로였다. 남편은 결혼준비도 자신의 월급에서 대출을 내어 결혼을 했기 때문에 월급통장을 받아오면 이것저것 나가고 거의 제로가 되었다. 신혼 때부터 내게 통장만 주었지 생활비로 내게 들어오는 돈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비상금이나 낮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여 아이들 간식이나 반찬을 사서 생활을 꾸려나갔다. 나는 말없이 생활을 꾸려났다. 남편에게 생활비에 대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남편에게 월급에서 생활할 돈이 없다고 하여 남편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결혼생활 20년이 되어도 남편의 월급통장은 항상 제로였다. 어느 날 남편직장 동료 아내와 차를 마시다가 우연히 알게 된 것은 남편 월급이 신혼 때보다 5배나 올랐다는 것이었다. 나는 순간 머리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었다. 내가 생활비로 힘들어하는 것을 남편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월급이 적어서 어쩔 수 없다는 식이었다. 남편은 가정에 쓰는 생활비를 모른척하였기에 언제나 나 혼자 허덕이며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나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쓴 것이 없는 것 같다. 아이들과 시댁식구들 용돈에 최선을 다하여 나의 아르바이트 수입으로 생활해 왔다.

 

나는 남편에게 20년 동안 증가한 월급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남편은 매년 증가하는 월급을 가지고 자신의 사회생활이나 주식을 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가정생활에 대한 부담을 함께해야하기 때문에 남편의 월급을 공유해야한다고 하였다. 남편은 자신이 노력해서 수입을 창출한 것인데 왜 가정에 보태야 되는지 모르겠단다. 자신이 버는 돈은 자신이 마음대로 쓰는 것에 대하여 잔소리하지 말라고 한다.

 

자녀도 나도 남편자신이 버는 돈을 쓸 이유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먹는 쌀값은 계산해서 내게 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최대한의 양보라고 한다. 나는 결혼 20년 동안 남편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혼자 끙끙거리며 생활해왔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로 힘들다는 표현을 하지 않고 살아온 내 자신이 한심하고 기가 막힌다. 지금 내게 남은 것은 온 몸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여기저기 내 몸이 고장 났다고 병원가자고 하는데 나는 내게 병원비로 쓸 돈이 없다. 남편은 내 몰라라한다. 병원비를 자신이 왜 지불해야하는지 모른다고 한다. 내 가슴을 찢고 또 찢어 통곡해본다.

 

부부는 함께 책임을 져야할 부분이 3분의 1정도이다. 그것은 생존, 자녀양육, 노후대책, 의식주, 의료비, 가족행사, 가족공유시간, 성생활 등 이러한 것은 기본적으로 함께해야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배우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야하는 것을 잘 유지하는 부분 또한 3분의 2정도이다. 그래서 3분의3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건강한 가정 안에는 부부가 공유하는 부분과 자신의 자아를 성장시키는 부분 모두를 포함하여 살아가는 것이 건강하다. 이를 위해 부부는 의지적이고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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