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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버티고 견뎌낼 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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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9-10 12:32 조회8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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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7/09/06[13:06]

더 이상 버티고 견뎌낼 힘이 없다.’

 

내게는 더 이상 버티고 견뎌낼 힘이 없다. 두 아이와 함께 살면서 생활한다는 것이 그리 녹록한 결혼생활은 아니다. 아이 둘은 다행히 성인이 되면서 독립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활하면서 부모 도움 없이 혼자 공부하며 아르바이트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엄마인 나는 너무나 잘 알기에 안쓰럽고 미안하다.

 

고생하며 부모의 도움 없이 학업을 하는 아이들에게 넉넉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에 가슴을 치며 울 때가 있다.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마음을 잘 알기에 자신들의 힘듦을 내색 하지 않고 꿋꿋이 견디고 있다. 이제 두 아이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아이들이 철이 들 때쯤 내게 다가와 엄마는 왜 아빠와 이혼하지 않고 한집에서 살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들은 아빠가 지나가는 아저씨보다는 나은 정도의 사람이지만 한 남자로서 한 여자인 엄마에게는 끔찍이 나쁜 사람이란 것을 성인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고 내게 말한다.

 

남편은 지극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거기다가 자신의 형제자매를 향한 맹목적인 충성심이 있다. 적지 않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아내인 내게는 생활비를 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나 자신의 형제자매의 모임 그리고 행사에는 열심히 참여하며 돈을 아끼지 않고 있기에 그들에게 그리고 타인에게는 매우 착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

 

20년이 넘게 살아오면서 내가 이혼을 요구할 때에 자신이 잘못했다며 몇 달 간 몇 백만원씩 주다가 안주고 했었다. 그러다가 자신의 스트레스 상황이 오면 내게 몇 백 만원씩 생활비를 준 것을 마치 몇 십 억 원을 내게 준 것처럼 폭언하면서 나를 궁지로 내 몬다. 그러면서 자신이 내게 어쩌다가 준 생활비가 아깝다고 나를 괴롭힌다. 그래서 나는 신혼 때부터 남편으로부터 생활비를 기대하지 않고 내 힘으로 두 아이를 키우며 근근이 살아왔다.

 

나는 내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면 결혼과 더불어 남편과 살아온 세월이 거친 파도에 내동뎅이 쳐진 삶이었던 것 같다. 거친 파도에 태풍과 같은 비바람이 20년 넘게 겪다보니 내 자신이 너덜너덜해 져서 이제는 그 어떤 고요도 내 마음에 전달되지 않는다. 혹시나 잠시의 고요가 나를 찾아온다 해도 또 다른 태풍이 오기위한 고요인가 하여 더 큰 두려움이 있기도 하다. 남편으로부터 벗어나면 내게도 햇살의 따뜻함이 내 가슴에 전해질 수 있을까 궁금하다.

 

인간의 고통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만성이 된다. 이러한 만성은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도 무디어 진다. 지속된 고통 보다는 새로운 희망을 찾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전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향을 찾아간다면 적어도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육지에서의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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