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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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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8-26 20:20 조회7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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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7/08/23[17:55]

홀로 메아리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을 때 나는 늘 조용히 있는 편이다. 누군가가 내게 질문을 하지 않으면 나는 내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냥 편하다. 때로는 사람들의 이야기 주제가 흥미로울 때 내 의견을 말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내 의견을 내 놓지 않는다. 왜냐면 내 의견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내 의견을 듣고 나를 평가절하 하여 나의 존재마저 무시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만약 내 의견이 무시당하면 나는 심한 수치심을 느낀다. 때로는 내 존재에 대한 회의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나라는 존재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것이 두렵고 싫다. 그래서 내 목소리를 사람들 앞에 자연스럽게 꺼내지 못하고 가슴 깊은 곳에서 홀로 메아리만 치고 있다.

 

며칠 전 회사에서 Tea-Time을 가졌을 때 동료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로 웃고 떠들고 있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유머를 하나 하였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시큰둥하여 보였고 그들은 바로 다른 주제를 바꾸어 이야기를 진행하여나갔다. 나는 순간 창피하기도 하고 무시당한다는 느낌에 수치스러웠다.

 

잠시 후 동료 중 한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바라보면서 활짝 웃으면서 자신이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놀라웠다. 나를 무시하였다면 나를 무시하는 눈으로 쳐다봐야하는데 그는 결코 그런 눈빛이 아니었다. 마치 친한 친구를 대하듯 편안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순간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몇 시간이 지난 후 용기를 내어 동료에게 말을 걸었다. Tea-Time때 내가 꺼내 놓았던 유머가 어땠으며 그때 나의 모습이 궁금하다고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였다. 그 동료는 아주 재미있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의 유머는 재미있었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더 흥미를 가졌을 뿐이었고, 당신에 대한 생각은 익숙한 관계의 동료로서 편하고 좋은 사람으로 생각한다였다. 그러면서 그 동료는 나를 좋은 동료로서 좀 더 자주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하였다.

 

나는 그 동료에게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나라는 존재를 몹시 작고 초라하게 생각하며 평생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까지 스스로 부족하고 못났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여 다른 사람들 뒤에 숨어 살아왔다. 오늘 동료로부터 들은 나에 대하여 좋은사람이라는 이야기에 닫혀있었던 나의 방문이 활짝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자기 스스로 갇혀있는 경직된 사고에서 긍정적인 말을 통하여 넓고 밝은 세상으로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한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더 밝고 풍성한 삶을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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