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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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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7-24 23:09 조회7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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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7/07/

나로서의 존재

 

아버지는 오늘도 내게 소리치며 못난 자식 꼴보기 싫다라고 하시면서 안방으로 들어가신다. 어머니는 아버지한테 밉보이는 아들이 보기 싫다며 내게 화를 내시면서 안방으로 들어가신다. 누나는 누나 방에서 컴퓨터를 하면서 내게 비웃음을 보낸다.

 

나는 솔직히 무슨 일인지 모른다. 왜 아버지가 나에게 화가 났는지 그 이유가 분명하지 않아 이상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나라는 존재 그 자체가 못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아버지라고 여긴다. 어머니 역시 아버지 편에 서서 나로서의 존재가 불편한가보다.

 

나라는 존재는 이 집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지는 초등학생때 부터이다. 초등 3년때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놀다가 날이 어두워졌다. 밤이 깊어 집에 들어갔을 때 아버지는 내 뺨을 세게 때리며 망할 놈이라고 하셨다. 나는 영문도 모르고 뺨을 맞은 기분이었고 아픈 뺨보다 더 세게 내 가슴을 후벼 파고 들어왔던 것은 망할 놈이라는 아버지의 한마디였다.

 

이때부터 아버지는 내가 뭘 해도 못 마땅해하셨고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 않으셨다. 나는 학교에 가서도 아버지의 그 차가운 눈빛이 생각나 수업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때부터 학교선생님으로부터 지적당하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 때도 신나게 놀 수 없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들어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친구들과의 놀이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친구들도 하나씩 나를 떠나기 시작하였다.

 

나는 초등고학년시절, 중학시절 모두 친구가 없이 혼자지냈다. 아마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에 집중이 떨어지면서 친구들과의 관계에도 힘든 상황에 들어가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이 외로웠다. 집에서는 못난 아들이라 나를 외면하였고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없었기에 나는 내가 만들어놓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내가 만들어놓은 동굴은 그저 혼자 가만히 있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망할놈처럼 생각도 감정도 모두 멈춰있는 것처럼 지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 스스로 만들어 놓은 동굴에서 하루하루 버거워하며 버텨왔다. 나는 지금 고등학생이다. 친구도 필요하고 내편이 되어주어야 할 부모님도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데 나는 내가 만들어 놓은 혼자만의 동굴이라는 나만의 세계에서 혼자 있어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이제는 외로움이라는 고통을 이겨내기가 너무나 힘들고 아프다.

 

인간은 관계를 하며 살아가야할 만큼 연결이 필요하다. 가장 힘이 되어주고 존재해도 괜찮다고 알려줄 수 있는 가까운 대상은 가족과 친구들이다. 가장 가까운 대상이 주는 상처 또한 존재로서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작업을 할 수 있기에 내 가족, 내 주변에 있는 친구에게 손을 내 밀어주는 것은 한사람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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