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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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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6-03 18:27 조회7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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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7/05/31[16:43]

내 아이의 목소리

 

아이가 말문을 닫았다. 그리고 울음도 웃음도 함께 사라졌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이의 마음이 다른 세상으로 날아갔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1년이 지나서 였다.

 

1년 전 나는 남편과의 관계에서 심한 갈등이 있었다. 그때 부부싸움이 아이에게 그대로 노출이 되었다. 그리고 아이는 그때 그 순간에 멈추어있다. 무서움과 공포 그리고 버림받음과 같은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버렸다. 내 아이의 말문은 이때부터 닫혀버렸다. 하지만 엄마인 나는 내 아이의 무서움을 알아 치리지 못했다. 1년이 지난 후 내 아이의 마음문과 더불어 말문이 닫히기 시작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한 후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이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아이는 교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이 없는 듯 차창 밖만 쳐다보고 멍하게 있단다. 아이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단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말을 걸면 대답을 하지 않고 표정 없이 멀뚱하게 쳐다만 보고 있단다. 그러다가 친구들이 내 아이와 상관없이 친구들끼리 다투거나 말장난이 심해지면 내 아이는 부들부들 떨면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현재 나의 부부관계는 어느 정도 회복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이는 1년 전의 부모님의 부부싸움에 멈춰있다. 그리고 아이는 무섭다는 말 조차도 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온 몸과 마음으로 혼자서 버티고 견디며 무서워하며 살아오고 있었다.

 

내 아이의 목소리를 못 들은지 1년이 되도록 모르고 살아온 내 자신이 밉고 또 밉다. 내 아이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얼마나 무서웠는지! 얼마나 외로웠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내 아이의 목소리를 되찾고 싶다. 아이야! 미안하다!

 

부부갈등이 자녀에게 노출되었을 때 자녀는 세상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은 안전하지 않고 무서움, 공포심과 같은 불안이라는 세상에 던져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때 부모는 자녀에게 안전감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 왜냐면 자녀는 자신을 가장 안전하게 보호해줄 수 있는 부모로부터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내 집이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보금자리라는 인상을 어린이에게 줄 수 있는 어버이는 훌륭한 보모이다. 어린이가 자기 집을 따뜻한 곳으로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부모의 잘못이며, 부모로써 부족함이 있다는 증거이다. -워싱턴 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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