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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인간애(人間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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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5-19 13:55 조회7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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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7/05/17[14:10]

 

최소한의 인간애(人間愛)

 

남편은 어제도 자전거를 타고 동네가 아닌 어딘가를 돌아다니다가 새벽에 집에 돌아왔다. 오늘은 집으로 오는 길에 데려왔다며 길고양이를 안고 있었다. 어제는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왔다. 그 강아지는 품종이 좋은 강아지여서 돈 주고 샀다고 하였다.

 

그런데 우리 집은 강아지와 개를 키울만한 공간이 협소하다. 그리고 남편이 직장을 그만둔 후 집으로 들고 온 물건들로 방이 가득 찼다. 남편의 이러한 행동들로 인하여 아내인 나와 아이들은 생활하는데 많이 불편하다. 아니 불편하다 못해 남편이 밉다. 그리고 싫어진다.

 

남편은 직장에 사표를 낸지 한 달이 되었다. 사표를 제출한 이유는 상사와의 인간관계가 힘들어 회사생활을 그만두게 되었다. 남편은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도 인간관계에 대한 불만이 늘 있었다. 갈등의 대상은 회사생활을 함께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남편을 멀리하고 남편을 질투하여 남편을 밀어내었다고 남편은 믿고 있다.

 

남편은 온통 세상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남편은 세상을 살아나갈려면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있어야한다며 물건과 동물들로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러한 모습들을 바라보는 나는 많이 괴롭다. 아내인 내가 갑자기 경제적으로 가장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힘들뿐 아니라 남편마저 문제들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에 혼란스럽다.

 

가정을 혼란 속으로 밀어 넣는 남편이 미워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핏기 없이 누워 있는 남편의 잠자는 모습이 불쌍하고 측은하다. 남편이 밉고 싫지만 지금은 아내인 내가 남편을 끌어안아서 치료할 때까지 버텨줘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지우고 사랑할 수 있는 부분이 10%라면 그 부분만이라도 붙들고 사랑해야겠다. 미워하며 이혼해야한다는 생각으로 힘들어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다면 함께 살 이유를 조금이라도 찾아서 견뎌가며 가정과 아이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맡아야하는 가장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에 우선으로 살아봐야겠다. 내 남편이 불쌍하다면 이것도 사랑이 아닐까?

 

이것이 인간에 대한 연민인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것이 남편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애(人間愛)인가보다. 내 이웃을 사랑하며 살 수 있다면, 나를 힘들게 하는 내 남편을 사랑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가야할 길이라면 최소한의 인간애(人間愛)를 붙들고 가는 데까지 가 봐야겠다. 그리고 나로 살아가는 나의 삶은 이곳에서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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