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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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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4-29 23:57 조회7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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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내 아이'

화성신문/기사입력/2017/04/26[15:47]

미친 듯이 울부짓는 아이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아이는 바닥을 뒹굴다가 지쳤는지 고개를 떨구고 그 자리에 눕고 만다. 나는 아이를 차마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여 고개를 돌렸다. 처음에는 화가 나고 창피하였지만 이제는 그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누군가 그 아이가 얼마나 불쌍하냐고 그 아이와 나를 이해한다는 듯 말할 때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당신이 내 심정을 알면 얼마나 안다고 그러냐?”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내 아이로 인하여 내 자신이 얼마나 더 비참해야하는지 옷을 찢고 가슴을 찢었다. 그래서 내 아이가 좀 더 과한 행동을 하고 좀 더 독특한 생각을 하는 아이라는 것을 보지 않으려했다.

 

처음에는 아이를 이해하고 치료하고자 사방팔방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몇 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치료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내 아이가 행동이 과하고 독특한 부분들이 있어 보통사람보다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내 아이가 마음이 많이 아픈 아이라는 것을, 하지만 나는 그것을 보지 않으려했다. 아니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내 아이와 다른 행동이 평범한 아이들 틈으로 내 아이를 밀어 넣었다.

 

그것은 나의 큰 착각이었다. 내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같은 친구들이 있는 환경에서 생활했더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분야가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내가 내 아이의 아픔을 보지 않으려 했기에 내 아이가 힘들어하고 자신과 다른 낯선 환경으로 던져 버린 것이 나의 욕심이었다. 그것은 결국 나를 위해서였다.

 

내 아이는 그곳에서 다른 친구들과 행동이 달라서 다른 아이들에게 이상한 행동을 하는 아이가 되었다. 그래서 내 아이는 더 많이 아프고 더 큰 정서장애까지 안게 되었다. 내 아이가 왕따와 무시 그리고 비참함을 혼자 겪으며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을 엄마인 나는 아주 나중에 알게 되었다.

 

좀 더 일찍 내 아이의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였다면 내 아이의 수준에 맞는 환경과 문화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기회라도 가졌을 것이다. 그러한 많은 시간들을 다 흘려보낸 뒤에야 알게 되었다.

 

성인이 된 내 아이는 비슷한 또래 친구가 없다. 내 아이가 많이 외롭다. 내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래서 내 아이는 자신의 세계와 다른 세계의 친구들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내 아이는 또 다른 세상에서 혼자 남겨져있다. 내 아이는 더 많이 아픈 아이로 남겨졌다.

 

아인슈타인도 멍청한 아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히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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