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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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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4-15 00:34 조회6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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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기사입력/2017/04/05[16:33] 

아이의 울음소리

  

봄바람이 좋아 거리를 무작정 걸었다. 문득 스치는 바람과 함께 나의 귓전을 울리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멀리서 메아리로 내 가슴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발걸음을 아이의 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하였다.

 

주변에는 몇몇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무엇인가 구경을 하고 있었다. 나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아이의 울음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대략 다섯 살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길바닥에 앉아 두려움의 눈빛을 하고 엄마를 부르며 울고 있었다.

 

잠시 후 경찰차가 도착하였고 아이는 경찰차를 타고 떠났다. 구경하던 사람들도 하나 둘 흩어졌고 나도 거리로 나왔다. 그 곳을 돌아서는 나의 발걸음이 매우 무거웠다. 어찌된 일인지 그 아이의 눈빛이 내 가슴을 파고 들어왔다. 아이의 두려워하는 눈빛 속에서 어린시절 나의 모습이 건드려졌다.

 

나는 가끔 어린시절이 거의 기억나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아이의 눈빛을 본 후 나의 어린시절이 세찬 바람이 지나가듯 기억의 문을 치고 들어왔다. 어린시절 어머니는 시장 노점에서 장사를 하셨다. 어린 나는 어머니 옆에서 얌전히 있는 아이였다. 어쩌다 친구또래가 내게 말을 걸면 부끄러워 어머니등 뒤에 숨곤 하였다.

 

어느 날 어머니는 노점에서 장사하시던 중 쓰러지셨다. 나는 쓰러져계신 어머니 등 뒤에서 훌쩍훌쩍 울기만 하였다. 지나가던 사람이 나의 울음소리를 듣고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것을 확인한 후 병원으로 옮겼지만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

 

나는 이후 감정이 점점 무디어졌고, 그것이 만성이 되어 감정을 느끼는데 어색해졌다. 나는 때론 내가 왜 이토록 감정이 느껴지지 않은지 궁금해 했는데 오늘에야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만약 어린아이가 어머니의 죽음의 순간을 표현하면서 살았다면 무섭고 외로워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죽음이후 나는 미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살기위해 내 감정을 꾹꾹 밟으며 무디게 했다. 그리고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으로 변해왔다.

 

봄이 왔다. 그리고 나의 감정의 문을 열어주어도 될 것 같다. 이제는 그때의 어린아이를 마주보고 품어줄 수 있는 어른이 되었으니까! 봄이 내 품으로 들어온다!

 

두려워해야 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프랭클린 D. 루즈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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