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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밤마다 거리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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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3-06 18:20 조회6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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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밤마다 거리로 나온다’

화성신문/기사입력/2017/03/02[16:38]

  두통에 시달리다 밖으로 뛰쳐나왔다. 칼날 같은 바람이 코트사이로 삐져나온 살들을 파고든다. 새하얀 눈길위에는 사람의 발자국은 없다. 하늘과 건물들이 모두 캄캄한 새벽 1시를 가리킨다. 

 

  어둠을 헤치며 새하얀 눈 위를 한 발짝 한 발짝 찍으며 걸어본다. 가슴은 무서움으로 가득차 있지만 추위와 어둠의 공포를 느끼지만 두통을 잊을 수 있어 좋다. 어두운 밤에 누가 나를 헤치면 어쩌나라는 생각도 잠시일 뿐 밤마다 나를 짓누르는 두통으로부터의 잊어짐이 내게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밤마다 거리로 나온다.

 

  나는 밤마다 두통과의 전쟁을 치른다. 두통이 심하여 누워서 잠을 자 본지가 꽤 오랜 기간이 된 것 같다. 나는 그동안 울어도 보고 화를 내며 짜증을 내어 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의 결과는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고 있다.

 

  멀리 아주 멀리 떠나고자 자살시도도 해 보았고 남편이 내게 했던 많은 상처들을 원망도 했다. 남편과의 관계에서 과거의 상처가 끊임없이 끈적한 고무줄로 이어져있는 것이 싫다. 생각날때마다 두통과 연결된다. 과거 남편은 내게 폭력을 행했다. 그 이유는 시댁에 좀 더 잘하라고 내게 버릇을 가르쳐보겠다고 행한 폭력이었다. 

 

  나는 그러한 남편으로 인하여 무척이나 힘들었다. 남편은 자신과 시댁만 중요하고 나와 처갓집일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우리부부는 끊임없이 다투었다. 나는 남편과 시댁에 맞추어 주면서 남편이 변화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남편은 변할 가능성이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기적인 남편에 대한 실망과 그동안 변하기를 기다리며 남편의 요구를 들어주었던 억울함이다. 나는 생각날 때마다 두통으로 끔찍하다.

 

  나는 이제 변하고자 한다. 내 자신을 위해 억울하게 살아왔던 행동들을 이제는 더 이상 하지 않고 살련다. 나는 이제 변하고자 한다. 과거의 상처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내 자신의 자유로움을 주기 위함이다. 

 

  그래서 이제는 나를 억울하고 화가 나게 했던 많은 사연들을 저 귀퉁이의 나뭇잎 한 잎으로 내어주고자 한다. 내 온 몸을 징징 감고 있는 나뭇가지처럼 마치 내 존재를 상처투성이로 만들었던 그 아픈 상처를 이제는 나의 존재가 아닌 하나의 잎사귀로 밀어내고 새로운 희망의 가지와 줄기 그리고 잎사귀들로 내 인생을 새롭게 채워나가고자 한다. 

 

  어느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결말을 맺을 수는 있다. -카를 바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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