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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같은 이유의 이혼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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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2-24 20:53 조회7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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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같은 이유의 이혼사유’

화성신문/기사입력/2017/02/22[17:01]

재혼해 살아온 지 7년이 됐다. 아내와 나는 법원을 다녀왔다. 이혼을 하려고 한다. 이혼만은 하지 않으려 그렇게 노력했지만 결국 나는 또 이혼의 문턱에 섰다. 아내도 나와 비슷한 심정인가보다. 법원 앞을 걸어 나오면서 두 번의 이혼은 없을 줄 알았다고 아내는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첫 번째 이혼사유와 지금 두 번째 이혼사유가 비슷하다. 나는 돈이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아내가 마트에 갈 때 늘 함께 동행하는 편이다. 아내는 그런 나를 처음에는 자상하다며 좋아했는데 결혼생활이 지속되면서 아내의 짜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결혼 10년이 되었을 때 아내는 백화점을 다니면서 이것저것 몰래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점차로 나 몰래 외출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후 매달 날아오는 카드 명세서는 아내의 물건들로 가득 찼고, 아내는 현금서비스를 받아가며 모자라는 생활비를 채워나가다가 내게 들키고 말았다. 아내는 나와 사는 것이 숨이 막혀 일부러 돈을 흥청망청 낭비했다고 한다.

 

나는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고, 화를 주체하지 못해 아내에게 폭력을 가했다. 그리고 아내는 나하고 함께 사는 것이 숨막히고 답답하다며 내게 이혼을 요구했다. 나는 아내와 사는 것이 엎질러진 물과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차라리 잘 됐었다 싶어 이혼했다. 이것이 나의 첫 이혼 사유이다.

 

두번째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첫 번째 아내와는 다르게 돈을 절약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물건을 사는 것에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입는 옷에도 관심이 없어보였다. 데이트를 할 때 늘 같은 가방과 같은 옷을 입고 오는 것 같아 사치스럽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결혼했다. 하지만 재혼 후 나는 알았다. 아내는 결혼 후 집에서 밥을 먹을 생각을 하지 않고 무조건 외식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몇 번은 고급식당을 가야만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데이트를 할 때는 당연히 외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고급식당을 가고 싶다면 여성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 후 거의 매일을 외식으로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식대는 가정경제에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다. 아내는 자신이 옷을 사든가 가구를 사지 않고 먹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 어때서 그러냐고 오히려 큰 소리를 친다. 나와 대화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내게 화를 심하게 냈다. 

 

아내는 남편인 내가 먹는 것도 못 먹게 하는 구두쇠여서 징그럽고 싫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혼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첫 번째 결혼과 두 번째 결혼 모두 나는 아내를 보지 않고 아내가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아내와의 관계를 끊으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겠다. 나는 똑 같은 이유로 이혼과 맞닥뜨리고 있는 나의 패턴을 이제야 본다.

원만한 부부생활의 비결은 결코 죽느냐 사느냐 하는 아슬아슬한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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