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에도 역시나’ > 심리칼럼

마음빛

 심리칼럼
 
유해사이트 광고, 홍보성 글이나 상호비방이나 인신 공격 등, 유해성 게시물에 대해서는 사전예고 없이 임의로 삭제 및 차단될 수 있습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협조 부탁 드립니다.

‘이번 명절에도 역시나’

페이지 정보

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2-08 20:18 조회699회 댓글0건

본문

‘이번 명절에도 역시나’

화성신문/기사입력/2017/02/08[13:43]

남편이 내게 또 문자를 또 보냈다. 아내인 내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남편은 예전의 모습에서 변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니 제발 아내인 내가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단다. 나는 남편의 집요한 이런 문자가 징그럽고 싫다. 나는 남편과의 인연을 끝내고 싶다. 결혼생활 10년 동안 나는 남편에게 노력해 달라고 수많은 메시지를 보냈었다. 하지만 남편은 내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변하지 않았고 대답만 수없이 알았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남편의 변하겠다는 거짓말에 속지 않으련다.

 

  남편은 시어머니께 효자다. 하지만 남편으로서는 바보이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함부로 해도 된다는 식으로 며느리인 나를 무시했다. 이때 남편은 당신 어머니 편이었다. 그래 아들로서 자신의 어머니께 꼼짝 못하는 것을 아내인 내가 어찌할 수 없다 생각해 가만히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남편이 한심스럽고 싫었다. 어쩌면 시어머니께 꼼짝 못하는 남편을 바라보면서 남편을 향한 존경심이 세월만큼이나 멀어지고 있었다.

 

  또한 내가 힘들고 아팠던 것은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함부로 대하고 무시할 때 남편의 태도가 가장 끔찍하게 싫었다. 남편은 아들인 자신처럼 나도 시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시어머니의 꼭두각시가 되기를 원했다. 

 

  시어머니의 며느리 무시하는 태도는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남편 또한 아내를 지키고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시어머니의 기분에 맞추지 못하는 아내가 못마땅하다며 아내인 나를 핀잔을 주고 무시했다. 이럴 때 마다 내 자신이 비참하고 처량하여 이 집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나는 명절이 다가오면 한 달 전부터 불면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울증상이 급격히 몰려와 이 세상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일상생활이 정상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명절 때 시댁식구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를 떠올리며 한 달 전 부터  삶의 의욕이 떨어지며 현실도피를 꿈꾸었다.

 

  이혼을 결심한 이유는 이렇게 미쳐가는 내 자신을 살리고 싶어서이다. 명절에 겪어야하는 시댁에서의 며칠이 끔찍하고 싫다. 내가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아닌 저 밑에 있는, 함부로 해도 되는 동물과 같은 취급을 당하는 느낌이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매번 느끼며 최선을 다한 내 자신이 더욱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명절에도 역시나 시어머니와 남편은 더욱 나에게 함부로 한다는 것이 느껴지면서 앞으로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더 비참하게 살아야할지 깜깜하다. 시어머니나 남편은 변하지 않는 사람 같아 이제는 나 스스로 나를 위하여 내 살길을 선택하고 싶다. 나도 한 인간이고 인격이 있는 사람이다. 결코 누구로부터 무시당하고 아파하며 명절 때마다 노예처럼 취급을 당하며 살고 싶지 않다. 이제 나는 이혼을 결심한다. 하루를 살더라도 사람으로서 따뜻함을 경험하고 싶다.

 날이 밝기 직전에 항상 가장 어둡다. -풀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