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 심리칼럼

마음빛

 심리칼럼
 
유해사이트 광고, 홍보성 글이나 상호비방이나 인신 공격 등, 유해성 게시물에 대해서는 사전예고 없이 임의로 삭제 및 차단될 수 있습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협조 부탁 드립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페이지 정보

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1-11 16:20 조회780회 댓글0건

본문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윤정화 심리칼럼
화성신문/기사입력/2017/01/11[15:43]

교통사고로 하반신 불구가 되었다. 내 나이 27세, 한창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세상을 향한 포부가 부풀어 오를 때 나는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니던 회사생활을 그만두었다. 병원에서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았다.

 

때로는 링거 호수를 뽑아버리고 싶었다. 그러면 죽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실천하지 못했다. 1년가량 병원생활을 마치고 휠체어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내의 반응이 예전과 달랐다.

 

하루 이틀 서먹한 생활을 하다가 아내가 내게 폭탄선언을 했다. 함께 부부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자신은 부부생활에서 많은 부분 중요한데 불구인 내가 그것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이혼하고 싶단다. 

 

나는 묵묵히 아내의 말을 듣기만 하였고 대답을 해 줄 수 없었다. 하지만 아내는 집요하게 내게 이혼을 요구했다. 결국 나는 아내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다. 왜냐면 나는 아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나는 홀로 남게 되었다. 그리고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였을 때 보다 더 큰 외로움과 절망감에 어두운 나날을 보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내게는 아무도 없었다. 세상을 향한 분노와 신이 있다면 들으라며 하늘을 향해 원망의 절규를 한동안 했다. 

 

어느날 과거 나의 앨범을 뒤적이다가 내 젊은날의 사진한장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사고를 당하기 전 나는 미래의 내 모습을 그리며 바삐 뛰어다니던 신체건강한 남자였다. 그때 내가 그리던 나의 미래의 모습은 멋있게 늙은 중년이었다. 그 멋있는 중년은 주변사람들로부터 인정받으며 사랑할 줄 아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그렇다, 이제부터 내가 살아야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하반신 불구가 되었다고 하여 멋있는 그리고 마음 좋은 아저씨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내가 살아야할 이유가 사랑하는 마음이다. 하반신 불구가 되었다고 하여 따뜻한 마음을 베풀며 사랑할 줄 모른다고 누가 말했던가. 충분히 가능한 것을!

 

그동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좁았구나! 나의 겉모습으로 평가하는 세상만 바라보았구나! 사랑하는 것, 푸근한 모습, 마음씨 좋은 아저씨로 사는 것은 더 넓고 아름다운 곳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내가 보지 못하였고, 갇힌 세상안에서 절망과 원망만 하고 살아왔구나!. 이제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는 나라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환영하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향해야겠다.

 

진리란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 -빅터 프랭클<죽음의 수용소에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