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 심리칼럼

마음빛

 심리칼럼
 
유해사이트 광고, 홍보성 글이나 상호비방이나 인신 공격 등, 유해성 게시물에 대해서는 사전예고 없이 임의로 삭제 및 차단될 수 있습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협조 부탁 드립니다.

“어머님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12-17 21:13 조회720회 댓글0건

본문

 “어머님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윤정화 심리칼럼

 화성신문/기사입력/2016/12/14[11:17]

“어머님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추운 겨울 시댁에서 김장을 하면서 시어머니께 드린 말씀이다. 올해 김장때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시어머니께서는 형님을 부르시지 않으시고 둘째 며느리인 나만 호출하셨다.

 

나는 시어머니의 일방적이고 차별적인 모습을 알면서도 시어머니의 호출에 응하며 뛰어간다. 또한 시어머니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할 뿐만 아니라 시어머니가 불편해 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시어머니의 필요를 채워드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내 마음은 몹시 억울하고 불편하여 약국에 들른다. 약이라도 먹고 나면 왠지 조금은 시원한 것 같고 쓰라린 가슴이 내려앉는다. 나는 시어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면 일주일가량은 늘 답답하다. 시댁은 승용차로 30분 거리이며 시댁행사는 크고 작은 일로 한 달에 한번은 방문한다.

 

어제는 시어머니의 생신이었다. 나는 시댁에 일찍 도착해 어머님 생신상차림 준비를 했다. 역시나 형님은 식사시간이 다 되어 저녁에 도착했다. 그때 시어머니는 형님을 측은하게 바라보시면서 “고생했다. 수고했다. 편히 쉬어라”하신다.

 

나는 부엌에서 다리가 부어오르도록 일을 했지만 어머님은 나에게 쉬라는 말씀이 없으셨다. 어머님이 나에게 쉬면서 하라는 말씀이 듣고 싶었는데 전혀 그러지 않으셨다. 오히려 지금부터 형님이 부엌일을 하도록 말씀해 주셔야 되는데 그렇지 않았다.

 

순간 서럽고 속상해 나는 부엌을 뛰쳐나와 어두운 밤길을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나는 항상 “어머님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그대로 실천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어머님은 형님만 위하시고 둘째 며느리인 나는 위하시지 않으신다.

 

나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필요에 잘 맞추어주는 아이였다. 행여 부모님이 일방적으로 나를 통제하며 명령했을 때도 적극적으로 부모님의 요구에 충족시켜드리는 아이였다. 그러다보니 언니나 오빠는 놀면서 일을 하지 않았고 부모님은 나한테만 집안일을 시키셨다. 

 

나는 그러할 때 부모님으로부터 칭찬받고 싶었는데 칭찬은 언제나 언니와 오빠한테만 향했다. 이때부터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칭찬받고 싶어 더욱 열심히 집안일을 했었다. 하지만 결코 나에게 칭찬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받고 싶은 칭찬이 목말랐다. 결혼 후 시어머니로부터 칭찬받고 싶어 “어머님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며 열심히 했나보다.

단 한사람의 칭찬도 매우 중요하다. -새뮤얼 존슨-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