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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헤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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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12-11 20:46 조회7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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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헤어지고 싶다”

윤정화의 심리칼럼

화성신문/기사입력/2016/12/07[17:18]

아내가 보기 싫고 불편해 이혼을 결심했다. 아내는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다. 내가 퇴근 후 집에 들어가면 아내는 피곤하다며, 침대에 누워 TV를 쳐다보면서 배고프면 내가 알아서 밥을 챙겨 먹어라고 한다. 아내가 하는 모든 것이 밉고 싫다. 빨리 헤어지고 싶다.

 

주말에는 아내가 늦잠을 잔다. 나는 주말에 가족과 함께 나들이도 하고 싶고 맛있는 외식도 하고 싶은데 아내는 피곤하다며 집에서 쉬고 싶다고 고집을 부린다. 답답하고 싫다. 나는 어린아이와 둘이서 주말에 외출해 놀기도 하고 외식도 한다. 때로는 아내 없는 불쌍한 남편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내가 미워 이혼을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결혼 5년이 된 지금 나는 이혼을 결심했다. 내가 이혼을 하고 싶다고 아내에게 통보를 했을 때 아내는 많이 놀라워했다. 아내는 이제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고집을 부리지 않고 남편과 조율하며 살겠다고 나를 붙든다. 남편인 나에게 잘하며 살고 싶다며 이혼하고 싶지 않다고 나에게 매달린다. 아내는 앞으로 노력하며 살겠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혼이라는 결심을 한 후 아내가 끔찍이 보기 싫고 징그럽다. 심지어 이혼을 결심한 후부터 아내가 있는 집안에 들어가기가 싫어 이혼할 때까지 별거라도 하고 싶다. 나는 결심을 한번 하게 되면 반드시 결단을 향하여 돌진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내 자신의 마음을 조절하기가 힘들다. 아이를 생각하면 내가 지나치게 이혼을 향해 돌진하는 것 같아 위험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린시절 어머니는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힘들어했다. 할머니는 손자인 나를 귀여워 하면서 며느리인 어머니를 미워했다. 할머니와 어머니사이에서 나는 두 분이 서로 함께 자신의 고집을 꺽지 않고 힘주어 미워하는 것을 보면서 서로 헤어져 살기를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우유부단함으로 인하여 두 분은 평생동안 미워하며 함께 살았고 나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두 분이 헤어지기를 간절히 원했다.

 

이제 돌아보니 미워하고 싫어하는 할머니와 어머니 두 사람사이에서 나는 어릴 때 부터 두 사람이 헤어져야만 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 이러한 나의 무의식적 자리매김이 현재 나의 부부관계에서 헤어짐으로 실천하고자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할머니와 어머니 사이의 얽힌 고리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것을 마치 현재의 나의 부부관계에서 이혼이라는 결심으로 헤어지고자 고집피우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억압된 것은 회귀한다. -프로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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