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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물로 여긴 아내로부터의 이혼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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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07-24 10:53 조회5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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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의 심리칼럼(2016. 7. 11)

소유물로 여긴 아내로부터의 이혼청구서

 

 

이틀을 잠을 자지 못한 채 운전을 하고 회사로 갔다. 회사에서도 집중이 되지 않아 멍하게 앉아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휑하게 뚫려있는 30평짜리 집도 운동장만큼이나 넓고 커 보인다. 아무도 없다는 것이 이토록 공허하고 가슴시린 줄 왜 이제야 알았는지 모르겠다.

 

아내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아내가 집을 나간 지 육 개월이 되어간다. 아내가 집을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내게 날아온 소식은 이혼청구서였다. 아내는 나와 살지 않기로 작정하였으며 아이를 데리고 살 테니 나와 이혼하고 싶다고 하였다.

 

나는 아내가 집을 나가기 전 화가나 아내에게 폭력을 가했다. 이러한 폭력은 내가 스트레스가 심할 때 두 달에 한 번꼴로 일어났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잠시 피신해 있다가 왔었고 나는 그런 아내에게 잘못했다고 빌었었다. 이러한 생활이 반복적이었다.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아내를 찾으러 돌아다녔을 때 아내는 내가 자신의 거처를 알지 못하도록 보호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나는 이러한 상황이 금방 끝나리라 믿고 아내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내는 나와 이혼하기로 결심한 후 나와의 만남을 거부하였다. 나는 아내가 그러다 말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내가 돌아오면 잘 해주어야겠다라는 생각만 하였다. 날이 갈수록 아내는 나와 이혼하겠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돌아보면 아내를 향한 나의 마음은 늘 불만과 짜증이었다. 나는 결혼생활이라는 것을 진지하고 엄숙하게 생각하지 않고 아내가 나의 필요를 채워주는 하나의 필요조건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결코 아내라는 한 사람의 존재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었다.

 

아내가 평소에 내게 무슨 말을 했는지 도저히 기억나지 않는다. 아내가 나에게 전하는 아내의 목소리와 아내의 마음이 어떠했는지 아내를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었고 아내의 말을들으려 하지 않고 살아왔다. 오로지 나의 기분과 나의 생각에 맞추어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나의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아내에게 노출되었고 아내는 그러한 나의 스트레스에 힘겨워하고 괴로워하다가 이제는 나를 떠나기로 작정을 한 것이다. 나는 결혼생활을 한 것이 아니라 아내를 향해 나의 모든 것을 채워주는 하나의 소유물로 여기며 살아왔다.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 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법정스님: 버리고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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