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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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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07-01 18:50 조회6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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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어른이 되고 싶다.'
화성신문/기사입력/2016/06/29[17:19]
 
퇴근 후 집으로 들어가면서 뛰는 가슴을 움켜쥐어본다.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아내가 화가 나 있을까?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아내가 아이를 혼내고 있을까? 제발 아이가 오늘만큼은 두려움에 떨지 않고 웃으며 놀고 있었으면 좋겠다. 제발 오늘만큼은 아내가 기분이 나쁘지 않고 성난 사자처럼 나에게 덤비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용히 움켜잡은 손을 가슴에서 내리고 ‘딩동 딩동’ 벨을 누른다. 안에서 아내의 발소리가 들리고 현관문이 열린다. 아내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있다. 말없이 뒤돌아 부엌으로 향한 아내는 그릇소리를 크게 내며 자신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

 나는 재빠르게 아이를 살피기 위해 아이방으로 들어갔다. 이미 아이는 얼굴에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가 되어 꺼이꺼이하며 고사리 손으로 방을 치우고 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아이는 원망의 눈빛과 구원의 손길을 내밀며 간절히 나를 바라본다. 나는 아이를 위해 차마 아이에게 구원자가 되어줄 수 없다는 눈빛을 보낸다.

 얼마 전 아이를 도와주었을 때 아내가 아이에게 폭언한 적이 있었다. “너 그따위로 살면 너 인생 어떻게 될 줄 알아, 너 네 핏줄 다 그렇지 뭐, 너 아비 닮아가지고 멍청하긴” 참으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딸에게 했기에 이제는 아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아이를 도와줄 수 없다. 그러다보니 아이는 고스란히 아내로부터 공포심을 느끼며 아내의 지시에 꼼짝 못하고 따르고 있다. 아내의 화를 돋우지 않기 위해 나는 아이를 도와주지 못하고 아이 방에서 조용히 나왔다.

 언제 나에게 아내의 차가운 비난이 떨어질지 모른다. 조심조심 아주 조심스럽게 거실을 청소한 후 양복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간다. 옷을 갈아입는 큰방에 들어와서야 겨우 한숨을 쉬어본다. 잠시 후 저녁식사를 하기위해 식탁으로 갔다. 식탁위에는 밥과 반찬 세 가지가 놓여있다. 아침에 먹은 반찬 그대로이다. 아내는 식탁에 밥과 반찬을 차려놓은 것만으로도 고마워하라는 듯하다. 나는 아무 말없이 의자에 앉아 밥과 반찬을 먹는다.

 내 가슴이 복잡하게 떨리면서 묵직한 눈물이 올라온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경험한 무서움이 있다. 그래서 무섭게 하는 사람한테는 눈치를 잘 보며, 무서운 사람의 요구에 맞추어 주는 것에 익숙하다. 나는 아내의 냉랭함이 무섭고 그 무서움에 맞추어주는 내 자신이 이제는 싫다. 더 이상은 내 자신이 무서움에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고 싶다. 결코 내 자신이 무서움에 떠는 아이가 아닌 당당한 어른이 되고 싶다.

 오직 한 가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일은 두려움 그 자체다. -루스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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