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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 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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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06-11 22:33 조회6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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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의 심리칼럼(2016. 5. 15)
젊었을 때 잘하지
 

밤이 늦은 시간 집에 도착하여보니 식탁위에는 아침에 차려놓은 반찬들과 밥공기 그리고 남편의 수저가 있다. 방으로 들어갔을 때 남편은 이미 잠자리에 들어 코를 골고 있다. 마음이 담담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한데 더 이상은 마음을 주고 싶지 않다. 젊었을 때 조금이라도 남편이 나의 수고를 알아줬더라면 내가 지금 이렇게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조금 더 집에 일찍 들어와 혼자 밥을 먹을 남편을 생각하며 바삐 집에 들어왔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라도 내 인생이 덜 억울해지려고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하고,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자 나도 나의 스케줄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남편과 함께 나누고 즐기려고 결혼을 했지만 남편은 신혼 때부터 자신과 자신의 부모 형제를 우선으로 여기는 삶에 집중하였다. 그러다보니 남편은 신혼 때부터 나를 자신의 우선순위에 따라오기를 강요하였고, 나의 눈물과 수고 그리고 외로움은 남편에게 들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이 원하는 만큼의 기대에 내가 미치지 못한다며 나를 비난하고 질책하면서부터 나는 힘들고 아픈 젊은 시절을 보내게 되었다. 10년 동안 열심히 노력하였지만 수고한 만큼의 감사나 위로, 그 어떤 보상이나 인정도 없었다.
 

결혼 10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를 찾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그러면서 시작된 전쟁과 같은 폭언과 폭력들이 있었다. 그것은 남편에게는 부족한 아내, 시부모님으로부터는 나쁜 며느리, 시누이로부터는 못된 올케가 나를 지칭하는 단어들이었다.
 

나의 삶에 남편 그리고 남편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아픔에서 눈물을 그만 흘리고자, 그리고 사람으로서의 인격적인 존중과 인정을 찾아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다. 결국 나는 세상에 나와 조그마하지만 직업을 갖게 되었고 일하는 기쁨과 노력한 만큼의 인정을 받으며 나 자신을 찾게 되었다. 이제 20년이 지나 육십이 되어오면서 나는 세상에 친구가 생기고 능력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으로부터 받고 싶었던 사랑과 기쁨은 채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나 자신의 땀 흘림에 보람을 느끼고 나를 위로하며 만족해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남편이 나를 찾는다. 남편은 자기주변에 사람이 없어 미치도록 힘들며 갈 데도 없고 오는 사람도 없단다. 나와 함께 시간을 나누고 싶단다. 나는 헛웃음이 나면서 젊었을 때 잘하지라는 말 밖에 나오는 단어가 없다. 남편은 이제 늙어가면서 허전하고 외롭단다. 부모도 형제도 자신의 외로움을 채워주지 못한다고 자신을 바라봐달란다. 허허허 헛웃음과 함께 가슴속에서 찬바람이 올라온다.
 

당신이 인생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를 잊지 마라. 지금까지 당신이 만들어온 의식적 그리고 무의식적 선택으로 인해 지금의 당신이 있는 것이다. -바바라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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