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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고 싫은 나의 아버지를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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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06-09 19:09 조회7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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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고 싫은 나의 아버지를 닮아 있다.”

엄마가 집을 나갔다. 아버지는 엄마를 찾아오라며 소리를 지르고 나에게 폭력을 가했다. 아버지는 엄마가 집을 나가기 전 수시로 엄마에게 폭력을 가하던 그대로 다섯 살인 나에게 폭력을 가했다. 나는 무서웠고 아팠다. 나는 폭력을 휘두르는 무서운 아빠로부터 보호해 주어야할 엄마가 필요했다. 하지만 엄마는 내 옆에 없었다.

 

나는 매일의 삶이 공포 그 자체였다. 그리고 다섯 살인 어린 여자아이가 겪으면 안 되는 학대를 당하였다. 아버지는 엄마를 찾아오라며 손에 잡히는 대로 물건을 들어 내 몸을 향했다. 내 몸은 아버지의 휘두르는 무기에 고스란히 노출되었고, 여기저기 피가 나고 살이 떨어져나갔다. 하지만 아무도 내 옆에서 나를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나는 울지 못했다. 내가 울면 아버지는 더욱 화가 나서 나를 내 던지며 발로 밟으며 내 온 몸을 부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아버지로부터 맞아 몇 번 내가 기절한 적도 있었다. 이것을 기억하는 나는 울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조금이라도 덜 아프기 위해 어금니를 꾹꾹 물어야했고, 좀 덜 내 몸이 부숴 지지 않기 위해 몸을 최대한 움츠려야만 했다. 그리고 고슴도치가 온 몸을 감싸듯 나는 움츠리고 또 움츠린다. 그러고 보니 그때마다 내 가슴에는 가시가 하나둘씩 튀어나온 것 같다.

 

이십년이 훌쩍 넘어 나는 결혼하였다. 그리고 아이가 생겼다. 어린아들이 울고 보채기 시작한다. 나는 나의 젖가슴을 아이에게 물리지 못하고 멍하게 아이를 바라보고 있다. 아이는 젖을 달라는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향하여 절규한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얼음이 되어버린다.

 

나의 젖을 달라는 아이가 밉고 싫다. 나에게 보채는 아이가 귀찮다. 그리고 아이의 우는 모습이 마치 나의 어린시절 무서움에 떨고 있는 내 모습과 겹쳐 보인다. 나는 내 아이를 사랑하고 싶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아픔을 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내 생각과 내 행동은 내 마음과 다르게 아이를 아프게 하고 있다. 그리고 내 자신이 끔찍하고 싫은 나의 아버지를 닮아있다는 것이 더욱 나를 무섭게 한다.

 

어린시절 겪은 상처가 현재의 삶에 아픔으로 이어지고 있다면 치유가 필요하다. 또한 자신의 상처와 존재의 분리, 어린시절 자신의 존재와 현재 자녀의 존재와의 분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흙에 새긴 글씨는 물에 젖으면 없어진다. 우리 내면의 상처도 부드럽게 다스리면 아문다. -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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