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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앞에서 없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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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05-16 00:37 조회7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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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의 심리칼럼(2016. 4. 17)

 

내 눈앞에서 없어져

 

왜 매일 하는 짓이 그 모양이야며 울먹이는 아이를 향해 침을 튀기며 폭언을 하였다. 아이는 그 자리에 얼어있었고 몸은 부들부들 떨었다. 나는 그런 아이가 보기 싫다며 내 눈앞에서 없어지라고 하였다. 아이는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나는 화를 진정시키지 못하고 집안에 있는 물건을 이리저리 마구 집어던지며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몇 시간이 지난 후 눈을 떴을 때 방안이 어두웠고 이미 저녁 늦은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갑자기 아이가 생각이 났고 몇 시간 전인 낮 시간에 아이가 현관 밖으로 나간 것이 생각이 났다. 얼른 현관 밖으로 나가 보았지만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이제 겨우 6살인 아이가 집밖으로 나가 어디로 갔을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파트 경비실로 연락해 보았지만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이웃집 몇 군데 전화를 해 보았지만 그곳에서도 아이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내 자신이 미웠고 화가 났다. 왜 내 화를 참지 못하여 아이에게 폭언을 하였는지 혼란스러웠다.

 

제발 아이에게 아무 일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아이를 찾으러 아파트 부근을 뛰어다녔다. 밤 열시쯤 되었을 때 경찰서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이가 경찰서에 있다는 것이었다. 경찰서로 달려갔을 때 아이는 엄마의 얼굴을 보고 무서움에 떨었고 경찰관 옷을 붙잡으며 뒤로 숨었다.

 

나는 엄마에게 오라고 아이에게 손을 내 밀었지만 아이는 내 손을 허락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내가 소리 지르고 야단을 쳤어도 이토록 엄마를 싫어하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많이 다른 모습을 하였다. 나는 아이의 반응에 놀라 움찔하였다.

 

나는 조금만 더 있다가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면 아이에게 함부로 하는 것을 멈추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이는 내 생각과는 너무나 다르게 커가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아이는 결코 부모를 위해 부모의 감정 쓰레기를 받아주는 대상이 아니다. 또한 아이는 결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되며, 아이는 부모보다 더욱 연약한 존재이다. 아파하는 아이는 부모로부터 받은 감정 쓰레기에 썩어가는 고통으로 울부짖고 있다.

 

듣지 않는 것은 듣는 것보다 못하며, 듣는 것은 보는 것보다 못하다. 보는 것은 아는 것보다 못하며, 아는 것은 이를 행동하는 것보다 못하다. - 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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