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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닌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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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03-23 18:59 조회7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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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닌 어머니’

윤정화의 심리칼럼

화성신문/기사입력/2016/03/23

나는 초등1학년 입학하면서 엄마라 부르던 것을 멈추고 어머니라 부르기로 내 스스로 내 마음으로 각오했다. 그리고 예의를 갖추고 정중하게 어머니라 불렀다. 그 당시 어머니는 어머니라는 호칭의 의미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셨다. 지금도 마친 가지로 모르고 계신다.

 

다만 여덟 살 된 어린아이가 갑자기 어른스러워졌다고만 생각하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셨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내 마음이 어머니를 향해 더욱 차가운 얼음이 되어 굳어졌다는 것을 내 나이 20이 넘은 지금에도 어머니는 모르고 계신다. 

 

어머니는 내가 학교를 다녀와서 배가 고프다고 해도 들으려 하지 않으시면서 홈쇼핑에 빠져 있었다. 집에는 하루에 두 세 차례 택배로 어머니의 물건이 들어왔다. 나는 초등학교를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어머니의 손길이 많이 필요했다. 

 

초등학교를 입한 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친구들이 나를 놀리기 시작했다. 내 옷에서 냄새가 난다고 코를 막으며 나를 놀렸다. 나는 어머니께 새 옷을 사달라고 하였다. 어머니는 알았다고 하시면서 백화점에 가서 어머니 옷만 사오시고 내 것을 깜빡 했다며 다음에 사 주겠다고 하셨다. 

 

돈 문제로 어머니는 아버지와 자주 다투셨고 그럴 때 마다 어머니는 푸념과 하소연을 하시면서 소리 내어 우시는 날이 많았다. 그러면서 다음날이 되면 어머니는 홈쇼핑으로 물건을 사셨고 택배는 끊임없이 집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학교를 다녀와서 배고프다고 어머니를 조르면 어머니는 짜증을 내시면서 나를 귀찮아 하셨다. 나는 이때부터 마음으로부터 어머니를 밀어내고자 작정했다.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시는 내 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어머니라 부르기로 작정했다. 

 

엄마라는 호칭은 내 마음이 연결된 호칭이었는데, 이제는 내 마음을 닫기로 작정했기에 예의를 갖춘 호칭으로 어머니라 부르리라. 이 호칭은 나의 보호자도 아니고 나의 인생을 안심하고 의논해도 되는 엄마가 아니라, 단순히 내게 잠잘 곳을 제공해주고 내가 성인일 될 때까지 함께 동거하는 동거인이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어머니라는 호칭을 사용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즉, 내 엄마도 아닌데 나와 함께 살아주는 그냥 어른이기에, 그냥 타인이 나와 함께 살아줘서 고마워서 어머니라 부르리라 작정했던 것이다. 이 호칭은 지금까지 마찬가지로 이어져오고 있다. 이때부터 내 마음에는 엄마는 없고 나를 먹여주고 재워주는 고마우신 법적인 어머니만 계신 것이지 내 마음의 연결이 필요한 엄마는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다. 

 

내 집이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보금자리라는 인상을 어린이에게 줄 수 있는 어버이는 훌륭한 부모이다. 어린이가 자기 집을 따뜻한 곳으로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부모의 잘못이며, 부모로써 부족함이 있다는 증거이다.  - 워싱턴 어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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