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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와 의논 없이 마음대로 결정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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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02-25 11:58 조회6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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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와 의논 없이 마음대로 결정 했어”

윤정화의 심리칼럼

화성신문/기사입력: 2016/02/24 [11:45]


 

남편은 의논 없이 여행계획을 세워놓고 나와 함께 여행가기로 했다고 했다. 나는 심한 분노감에 남편을 향해 소리쳤다. “왜 나와 의논 없이 마음대로 결정 했어” 남편은 나를 기쁘게 해 주기 위해 깜짝 쇼를 했다는 것이었다. 

 

딸은 나와 의논하지 않고 택배로 자신의 물건을 시켰다. 나는 화가 나서 딸에게 엄마에게 의논 없이 모르는 사람이 초인종을 누를 수 있는 여지를 주느냐고 했다. 딸은 택배를 시키면 당연히 초인종을 누르고 자신이 확인한 후 문을 열어주면 된다고 의아해 했다. 

 

아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집에 들어왔다. 나는 아들 친구들이 돌아간 후 “엄마하고 의논 없이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 오냐”며 엄마가 화가 났었는데 많이 참았다고 했다. 다음부터 집에 친구들을 데려올 때는 반드시 엄마하고 의논해야 된다고 했다. 아들은 자신의 방에서만 놀고 가는 것이고 엄마가 신경 쓰이지 않게 조용히 방안에서 이야기만 하였는데 엄마가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했다. 

 

내가 화가 났을 때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왜 나와 의논하지 않고 마음대로 결정했느냐”다. 나는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이 나와 의논하지 않고 결정한 후 내게 그 결과를 알려주면 나는 화가 심하게 나든가 미워지면서 그 사람을 마음으로부터 멀리하게 되고 싫어진다. 왜냐면 나와 의논하지 않고 어떠한 일을 결정한 것은 곧 나를 무시한 것이고, 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며, 나를 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헤어져 할머니 집에서 살았다. 당시 부모님은 나를 할머니집으로 보내면서 내게 의논하지 않았었고 나는 할머니와 사는 것이 무척 싫었었다. 만약 부모님이 내게 할머니집에서 당분간 살다가 나중에 부모님과 함께 살자고 의논을 했었더라면 아마도 나는 지금처럼 사람들이 의논 없이 어떤 일을 결정하고 통보하는 사람을 향하여 미워하며 싫어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무의식속에 의논 없이  나를 할머니집으로 보낸 부모님을 향한 원망이 있다. 

 

누구든 나와 의논 없이 결정한 후 내게 통보하는 것은 나를 버리고 가버리는 ‘나라는 존재의 버림’과 같은 통보다. 그래서 나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나와 의논 없이 할머니집에 맡기고 간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미움이 되었고 미움이 화가 되어 나의 삶을 지배하는 부분이 많다.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 지나친 감정의 요동이 있다면 이것은 자신의 삶에 있어서 미해결과제와 연결된다. 현재의 삶에 걸림이 되어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것이 있는, 해결해야할 무의식의 핵심감정을 이해한다면 미해결과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모든 감정들이 고요할 때 마음이 평안하게 되었을 때 지성(知性)이 흔들리지 않고 있을 때 이때를 현자는 지고(至高)의 경지라고 말한다.

- 우파니샤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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