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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하는 아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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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01-30 19:19 조회7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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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하는 아이의 눈물

윤정화의 심리칼럼

화성신문/기사입력/2016/01/29[09:43]

어린 자식이 서글피 운다.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대답이 없다. 답답하고 속상하여 아이를 다그쳐 보지만 더욱 서럽게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입을 꾹 다문 채 우는 것이 내 가슴을 후벼 판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아이는 늘 먼 산을 바라보듯 멍하게 무엇인가 생각하는 얼굴을 해왔다. 나는 아빠로서 아이가 무엇을 생각하며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었는지의 대부분을 놓치며 살아온 것 같다.

 

내 자신이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가 내 일상생활에 맞추어 주기만을 바라고 있었고 아이가 아버지 뜻에 잘 맞추기 위하여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는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린 듯하다. 

 

상담실을 찾은 아이는 서럽게 울고 또 운다. 마치 80이나 90의 노인이 한 맺힌 눈물을 퍼 내듯 운다. 아빠인 내 가슴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찬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아프다.

 

아이는 무슨 사연이 있다고 이토록 우는지 아빠인 나로서는 도무지 모르겠다. 

 

그저 착하고 말을 잘 듣는 순한 아이라고만 생각 했는데 아이가 말 못할 사연을 끌어안고 있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든다. 심리상담을 통해 드러난 아이의 상태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오열하는 아이의 눈물 속에 아빠의 외로움과 엄마의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부부관계에서의 외로움을 참고 견디면 된다며 표현하지 않고 묻어둔 내 아픔의 눈물을 아이가 그대로 흡수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는 가슴을 찢었다. 

 

아이를 위해 참으면 되는 줄 알았던 부부관계의 갈등의 문제들이 아이에게 그대로 에너지로 흘러들어 갔을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다.

 

부부관계의 문제들에 있어서 나는 참으며 살아왔고, 아이에게는 내색하지 않았다. 아빠로서의 책임감으로 아이 앞에서는 조용히 살아왔는데 아이는 내 마음의 힘듦을 그대로 에너지로 흡수하면서, 아이 스스로 아파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내 삶의 에너지를 아이가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외롭게 눈물과 슬픔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는 것이 나를 더욱 아프게 한다.

 

자기 자식을 알고 있는 아버지는 현명한 아버지이다. -세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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