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향한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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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4-12-20 21:03 조회3,331회 댓글0건본문
| 자신을 향한 학대 |
| 윤정화의 심리칼럼(2014. 12. 15) |
여섯 살 딸이 미워 엄마는 마음과 몸으로 딸을 밀어낸다. 딸은 영문도 모른 채 엄마를 멀뚱멀뚱 바라보다 방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멍하니 있다. 엄마는 그 딸을 안아줄 수 없다. 왜냐하면 엄마 자신도 왜 그토록 자신의 딸을 밀어내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딸은 엄마 눈치를 보면서 고개를 숙였다.
얼마의 기간이 지난 후 딸은 말문을 닫았고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는 아이가 됐다. 늘 구석에 혼자 있는 아이가 됐고, 마치 목소리를 잃어버린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엄마는 그 아이를 안아주지 못하고 있다.
엄마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부부싸움의 희생양이었다. 아버지는 부부싸움을 할 때 어머니를 때렸다. 어머니를 심하게 때려 딸은 119를 불러 병원 응급실로 가기도 했다. 때로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향한 폭력이 심할 때 딸은 아버지의 다리를 붙들고 ‘내가 잘못했다’고 아버지께 매달리며 어머니를 그만 때리라고 울며 매달렸다.
아버지는 딸은 때리지 앉았지만 어머니에게는 잔인한 폭력을 휘둘렀다. 이에 딸은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심한 불안을 겪으면서 아버지를 진정시키고자 어머니대신 사과했고 폭력을 당한 어머니를 간호하며 어머니를 불쌍히 여겼다.
그러면서 자신의 감정보다 부모님의 감정에 민감한 아이가 됐다. 이때부터 어린 딸은 말이 없어졌고 그때가 지금의 딸의 나이와 동일한 여섯 살 때 아버지로부터의 무서운 경험의 시작이었다.
성인이 된 딸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린 것과 성장과정에서 친구들로부터 수치스럽게 산 것에 사과를 받고 싶고, 어머니로부터도 어린 딸에게 매달렸던 것에 대한 사과를 받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러한 사과를 받지 못했고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다.
성인이 돼 결혼한 딸은 이제 엄마가 됐다. 그리고 자신의 어린 딸을 이유없이 미워했다.
어린 딸을 미워하는 것은 자신을 미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어린 시절 자신에 대한 슬픔을 어린 딸에게 전가해 자신을 채찍질하며 자신을 학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신의 아픈 경험을 어린 딸을 통해 본 것이다. 딸을 향한 밀어냄은 자신을 향한 학대였다.
엄마의 무의식에서 자신은 결코 사랑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사랑을 줄 수도 없다며 아파하는 딸을 바라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 경험하지 못한 따뜻함과 보살핌을 알아주고 위로하며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의 무서움으로부터 치유된다면 자신의 어린 딸을 따뜻하게 보살피며 풍성한 사랑을 누리며 베풀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사랑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사랑을 베풀고자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피 흐르는 나의 상처가 내 마음의 문을 닫아걸게 하지 말고 그 상처의 문을 통해
더 많은 일치와 더 굳센 연대가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찍혀진 상처만큼 뜨겁고 새푸른
순결한 나의 투혼이 살아오르게 하십시오.
-상처의 문-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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